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 레이스가 주승용(64·전남 여수을) 의원과 김성식(59·서울 관악갑) 의원의 맞대결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4선에 호남 출신의 주 의원과 수도권 재선인 김 의원은 여러 면에서 색깔이 다른 대칭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일찌감치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주 의원은 연륜과 경험을 본인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는 국민의당 창당을 전후해 넉 달여 동안 원내대표를 지냈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기 전 제1야당의 최고위원을 역임했습니다.
주 의원은 25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원내 4당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아 경륜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당 특색상 호남당보다는 '안철수 사당(私黨)'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주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입니다.
주 의원은 '러닝메이트' 정책위 의장 후보로 조배숙(60·전북 익산)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4선 의원에 호남을 지역구로 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 의원에 맞서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김성식 의원은 참신함과 정책적 전문성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연륜을 상쇄할 방침입니다.
고향은 부산, 지역구는 서울이라는 점에서 호남에서 벗어난 전국 정당화를 이룰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광장의 촛불 앞에 고정관념이나 선수(選數)가 무슨 의미 있겠느냐"라며 "당이 타성에서 벗어나 역동적으로 바뀌는 신선한 바람이 되겠다. 호남, 영남, 수도권을 망라하면서 승리하는 국민의당으로 나아가는 윤활유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의 정신을 존중하고 호남의 미래를 대변하면서도 동서남북으로 더욱 커지는 국민의당을 만드는 것이 대다수 당원들과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과 짝을 이룰 정책위 의장 후보로는 재선의 권은희(42·광주 광산을) 의원이 나섭니다.
당 안팎에서는 '주승용-김성식' 원내대표 경선 구도를 당의 최대 주주이자 유력 대선 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 측과 당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호남 지역 의원들 간의 표심 확보 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남 출신의 주 의원이 전북 출신의 조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며 전남·북 의원들의 표심을 동시에 공략한다면, 김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정치에 데뷔한 2012년부터 함께 해 온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안심(安心)을 안고 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편,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원내대표 선거를 공고하고 27일 후보 등록을 마감할 계획으로, 29일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을 동시에 선출합니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당헌·당규에 따라 내년 5월까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 연장하려면 당헌·당규를 고쳐야 하는데 이미 선거 일정에 돌입한 상황이라 임기연장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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