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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남식 작명, `우리 갑순이`에도 녹아 있다
입력 2016-12-24 16:2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문영남식 작명법이 SBS 주말극 '우리 갑순이'를 보는 재미를 더 하고 있다.
문영남 작가는 그간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등에서 극중 캐릭터를 반영한 독특한 작명법으로 화제를 낳았다. 문 작가의 대표작인 '조강지처 클럽'에서는 바람피우는 남편 이름은 한원수와 이기적, 바람난 남편에게 복수하는 여자는 한복수, 불륜남에게도 구박받는 여자는 모지란이었다. 또 '수상한 삼형제'의 삼형제 이름은 김건강, 김현찰, 김이상, '소문난 칠공주'에서는 나미칠, 나덕칠, 나설칠, 나종칠 등의 이름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갑순이' 역시 스토리가 전개되면 될수록 이름에 따라 캐릭터 운명이 좌우되고 있어 문 작가의 재치있는 작명법이 또 다시 화제선상에 오르고 있다. 다 키운 줄 알았던 삼남매가 각자 제 인생을 찾겠다고 선언하자 인내심(고두심 분)은 이름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는 게 일이다. 은퇴 후 고독했던 신중년(장용 분)은 황혼 이혼 대신 아내와 해혼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중년의 삶을 살고 있다. "내 몸뚱이 자체가 피눈물 나는 역사여 암만"을 외치는 신말년(이미영 분)에게는 남모를 사연이 숨겨져 있어 그녀의 말년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가져온다.
또 남편없이 홀로 어렵게 남매를 키우며 악착같이 돈을 남기기 위해 살아가는 갑돌모(母) 남기자(이보희 분)를 보면 이름이 삶의 모토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금도금(이병준 분)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금수조(서강석 분)는 이름만 봐도 그가 사실은 흙수저가 아닌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인물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중간 투입된 갑돌의 선배 김영란(아영 분) 역시 김영란법을 연상시키는 반듯한 공무원 캐릭터로 시선을 끌은 바 있다.

한 동네에 살고 있는 갑돌(송재림 분)과 갑순(김소은 분)은 헤어졌다 만났다 십년 넘게 연애만 하고 있어 '갑돌이와 갑순이' 노래 가사처럼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슬픈 로맨스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팬들의 추측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렇듯 문영남 작가의 독특한 작명법은 구수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향후 스토리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갑순이'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45분 2회 연속 방송된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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