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향후 5년 내 백화점과 마트 등 그룹내 전 유통채널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개념의 쇼핑 도우미 서비스를 도입한다. 신제품 개발과 전략수립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2016년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인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롯데그룹은 21일 한국IBM과 클라우드 기반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룹 전체 차원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국내 대기업 중 롯데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서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IBM의 왓슨 솔루션을 도입했다”며 인지 컴퓨팅 분야에 장기적이고 일관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는 IBM과 함께 고객에게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롯데는 왓슨의 고객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활용해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게 된다.
우선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도우미) 서비스를 내년부터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챗봇(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을 활용한 앱으로 백화점, 마트 등 유통 관련 계열사에서 고객들의 쇼핑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챗봇의 이름은 ‘샤롯데로 정했다. ‘샤롯데는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명을 지을때 인용했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이름이다.
‘샤롯데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해준다. 또한 가장 가까운 매장과 교통편, 가장 유리한 구매채널, 온라인 픽업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샤롯데를 통해 12살 딸의 생일이 다음주인데, 딸이 요즘 독서와 패션에 관심이 많다. 어떤 선물을 하는 것이 좋을까?”라고 물으면 챗봇은 기존 고객정보 뿐 아니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뉴스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분석해 가장 알맞은 선물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또 고객이 길에서 마음에 드는 코트를 발견하고 이를 사진으로 ‘샤롯데에 전송하면 ‘샤롯데는 이와 동일하거나 가장 유사한 컨셉트의 코트를 고객에게 바로 보여준다. 최근 고객 구매기록 패턴 분석을 통해 속옷 구매시점이 됐다고 판단되면 관련 상품들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이 상품을 구매하려면 고객이 자주 찾는 롯데백화점 소공점의 00매장을 찾아가야 한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여준다.
IBM과 손잡고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도 개발한다. 이는 제과 등 식품 계열사의 신제품 개발과 전략수립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왓슨이 다양한 외부 시장 데이터와 내부 시스템 매출·제품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신사업 개발과 신상품 출시 등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만약 최근 고지방 다이어트가 이슈가 되고 있다면 그런 트랜드에 가장 부합하는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SNS 등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음식, 재료 등을 분석해 인공지능이 새로운 신제품 개발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의 시스템 구축은 롯데정보통신, 데이터 분석은 롯데멤버스가 각각 맡는다. 롯데는 왓슨을 포함한 그룹 통합 IT서비스를 구축해 5년 안에 모든 사업 분야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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