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유전자 분석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유전자 분석 전문 기업과 협약 업무를 체결하는 등 관련 연구 강화에 속도를 내며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2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유전자 분석 전문 기업 ‘테라젠이텍스와 LG생활건강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과 각각 손을 잡고 소비자 유전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테라젠이텍스와 유전자 공동 연구를 보다 강화하고, 유전자 사업 관련 교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테라젠이텍스는 개인맞춤 유전체를 이용한 의약품과 헬스케어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아모레퍼시픽과 지난 2013년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6건의 특허를 공동출원하고 700여명의 소비자 유전자 분석 결과를 확보하는 등 여러 성과를 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테라젠이텍스는 5번째로 인간 게놈지도를 규명한 유전자 분석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곳”이라면서 아이오페 ‘바이오랩을 시작으로 연구 사업을 강화하고 이어 개인 유전자 정보 활용한 맞춤형 피부 해결법과 차별화된 제품 출시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K뷰티를 이끌고 있는 LG생건은 합자법인을 출범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생건은 지난 10월 유전자검사 전문기업 마크로젠와 협력해 합자법인 ‘젠스토리을 설립했다. 계약에 따라 설립자본금 총 60억원을 양사가 50:50의 비율로 공동출자했다. 회사는 젠스토리를 통해 소비자들의 유전정보를 활용한 화장품와 헬스 케어의 연구를 본격화한다. 이렇게 축적된 개인 유전자 정보와 생활정보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피부·모발 분야에서 맞춤형 화장품 연구를 진행하고 과학적으로 고도화된 해결법을 제공한다는 포부다.
화장품 업계 선두주자인 양사가 유전자 전문 분야 투자를 강화하는 데에는 개인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화장품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유전자 세포에는 피부노화, 탄력, 색소, 탈모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돼있어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보를 축적한 후 이를 활용한 화장품을 선보이는 것이 이들의 차세대 전략인 셈이다.
또한 화장품 산업이 급성장할수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양대기업(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선(先)진출, 맞춤형 화장품 시범운영 등 한 발 앞선 결정으로 시장을 경쟁력을 확보한 선례를 봤을 때 이러한 흐름도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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