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을 구성하고 싶다”, 자녀가 없기 때문에 거실이나 안방이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다”
최근 가족 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이에 맞는 집안 구조를 원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2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에서 다양한 평면 구조를 내세워 원하는 평면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 바 ‘셀렉티브(Selective) 평면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셀렉티브 평면은 입주민의 취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디자인하거나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방의 개수를 늘리거나 알파룸을 제공해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한 ‘가변형 벽체가 대표적이다. 또는 고객 취향에 따라 마감재나 인테리어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짐이 많을 경우 수납공간을 추가로 배치할 수도 있다.
이런 평면이 등장한 이유는 가족구성원 유형이 점차 다양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부와 자녀 2명으로 이뤄진 4인 가족구성원이 일반적이었만, 최근들어 1~3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 가구원수별 조사에 따르면 2005년 ▲1인가구 19.96% ▲2인가구 22.16% ▲3인가구 20.93% ▲4인가구 27% ▲5인가구 이상 9.96%로 4인가구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인가구 27.23% ▲2인가구 26.13% ▲3인가구 21.46% ▲4인가구 18.78% ▲5인가구 이상 6.4%로 1~3인 가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이런 다양해진 가족 형태에 발맞춰 건설사들도 맞춤형 평면을 내세워 분양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2013년 분양한 ‘힐스테이트 위례와 ‘위례송파 힐스테이트에는 패밀리라이프(Family Life)형, 힐링라이프(Healing Life)형, 에듀라이프(Edu Life)형 등 3가지 평면을 적용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후 ‘무브 앤 핏(Move&Fit)으로 불리는 맞춤형 설계도 등장했다. 무비 앤 핏은 알파룸 등을 활용해 기본 평면을 가족공간 강화형, 학습공간 강화형, 침실공간 강화형 등 원하는 형태의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림산업의 ‘디 하우스(D·HOUSE)도 최근 가족구성 트렌드에 맞춰 개발된 신평면 설계다. 디 하우스는 최소한의 구조벽만을 남겨두고 남은 공간은 입주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구획할 수 있는 평면이다. 기존 아파트 평면과 달리 주방과 화장실 등의 습식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원룸처럼 개방해 필요에 따라 쉽게 분할하고 자유롭게 방을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에서 선보인 ‘킨텍스 원시티 주택형 중 테라스가 없는 유형에 고객맞춤형 공간 구성을 위해 알파룸에 베타룸까지 넣었다. 이 설계에 따르면 전용 84㎡에 방을 최대 5개까지 둘 수 있다. 이는 집 구조를 변형하기 쉽도록 두꺼운 구조벽 몇 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가변형 벽체로 올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말에 분양을 앞둔 신규 상업장에서도 맞춤형 설계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롯데건설이 이달 서울 동작구 사당2구역 주택재건축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전용 49㎡에는 기본형(3룸, 드레스룸), 신혼부부형(2룸, 드레스룸, 놀이방), 학생중심형(2룸, 드레스룸 2개), 노인부부형(2룸, 드레스룸, 팬트리) 등 가변형 벽체를 활용했다. 수요자들은 가족의 형태에 맞춰 평면 선택을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 평택시 세교지구 3-1블록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평택 3차 전용 73㎡A·B에는 침실공간 강화형(3룸, 가족실), 가족공간 강화형(대형 식당존, 팬트리), 두자녀 학습공간 강화형(자녀침실, 학습공간)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전용 84㎡는 침실공간 강화형(4룸), 학습공간 강화형(자녀방 학습존, 계절창고), 가족공간 강화형(대형식당존, 팬트리) 중에 택일할 수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충남 논산시 내동2지구 C1블록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자이 논산은 확장 기본형 외에 가변형 벽체와 알파룸 등을 활용해 ‘가족공간 강화형, ‘주방공간 강화형 등 입주고객의 취향에 따라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대림산업이 경기 시흥시 대야2지구 일대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시흥의 약 50% 가구에는 신평면 ‘D·HOUSE(디 하우스)를 적용한다. 주방, 화장실과 같이 습식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원룸처럼 오픈 하고 최소한의 구조벽을 갖춰 공간을 쉽게 분할, 방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디 하우스가 적용된 모든 가구에는 오픈 발코니를 설치한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족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수요자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건설사에서 선택형 평면설계를 적용한 아파트들을 내놓고 있다”며 건설사가 내놓은 아파트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필요한 평면을 선택할 수 있고 더욱이 입맛대로 재구성할 수 있는 ‘셀렉티브 평면은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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