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른수건 짜서 투자 늘리고 싶다" 역발상 의지도
입력 2016-12-18 18:17  | 수정 2016-12-18 21:28
◆ 美금리인상 CFO 긴급설문 ◆
"반도체 때문에 삼성그룹이 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이 1987년 반도체 3라인 건설을 결단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삼성은 없었을 것이다. 최악의 불황 때 호황을 내다봐야 생존할 수 있다."
자금난이 예고되는 불황에도 한국 기업들은 마른 수건을 짜내는 심정으로 '투자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49인의 CFO를 상대로 '내년 가장 큰 재무적 목표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기존 사업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라고 답한 비율이 43.5%로 가장 높았다. '부채 감축 및 재무건전성 개선'이라고 답한 비율(26.1%)을 압도했다.
'유사시를 대비한 현금성 자산 확보'라고 답한 비율은 11.6%에 불과했다. 자금난이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 찾기에 나서는 '역발상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다.
'내년 자금 사용의 주된 목적'을 묻는 질문에도 유사한 답이 나왔다. 응답자 46.2%가 '신성장동력 발굴 및 확대'에 자금을 최우선 집행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량 확대'(17.3%) '차입금 축소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17.3%)이 뒤를 이었다.
투자 확대를 위한 대내외 여건은 우리 기업에 호의적이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투자를 하려면 돈을 끌어와야 하는데 CFO 70%가 '내년 회사의 조달 금리가 올해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투자에 따른 기회비용이 내년에 훨씬 늘어나 실패에 따른 부담감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구조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베팅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불황에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투자 확대 의사를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다"며 "힘들 때 움츠러들지 않고 호황을 대비하며 전력을 추스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기업 CFO들은 2017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압도적인 표를 던졌다.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할 것으로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에 54.2%의 응답자가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홍장원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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