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인기몰이를 하며 연재 중인 웹툰 ‘마음의 소리는 단순하고 즉흥적인 성격의 만화가 지망생 조석과 그의 가족들이 벌이는 엉뚱하고 발칙한 일상을 담은 작품이다. KBS는 이 만화를 ‘웹드라마(인터넷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드라마)로 제작한 데 이어 분량을 늘려 지상파로도 방영하고 있다. 최근 2600만뷰를 기록하며 플랫폼인 네이버에서 웹드라마 전체 1위를 차지하며 흥행력을 보장받은 가운데, 지상파 방송 또한 1회 5.7%로 순항의 첫발을 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대륙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7일 중국 소후(搜狐)닷컴을 통해 첫 공개된 ‘마음의 소리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동영상 조회수 1억을 돌파했다. 소후닷컴의 한국드라마 집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에 ‘한한령(限韓令·한류콘텐츠 제한)이 내려졌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새로운 콘텐츠의 힘으로 이를 극복한 셈이다.
웹드라마가 문화콘텐츠의 차세대주자로 불리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김연수 문화평론가는 과거엔 드라마가 지상파 방송국 중심의 탑다운 체제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제작자가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시청자도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드라마는 규모가 작아 제작비가 크게 들지 않고, 제작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참신한 연기자를 캐스팅해 식상함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0년 전후 등장 초기만 해도 작품성이나 완성도가 떨어져 ‘스낵 드라마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웹드라마 제작 편수가 급격히 늘며 새로운 플랫폼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제작 비용 대비 홍보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 대기업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2013년부터 자체 웹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올해 4번째로 만들어진 ‘긍정이 체질은 그간 제작 경험이 잘 녹아들어 16일 현재 4400만뷰를 돌파할 정도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제작했던 ‘도전에 반하다(2600만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도경수와 배우 채서진 주연, 영화 ‘스물의 이병헌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완성도를 탄탄히 했다는 게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 관계자는 초반기 웹드라마는 대학생이나 취업희망자들에게 기업의 장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이들을 20~30대로 폭넓게 보고 삼성이 지향하는 열정·도전·긍정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게 더욱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긍정이 체질은 영화감독을 꿈꾸는 영화학과 대학생 환동이배우 섭외·제작비 마련 등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서 스탭들과 함께 젊은 패기로 극복해 나가는 내용이다.
롯데면세점 역시 자사의 홍보모델을 투입해 만든 청춘 웹드라마 ‘첫키스를 일곱번째를 이번달 초부터 방송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한류팬들을 염두에 둔 제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과거 드라마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에 비해 기업이 알리고 싶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다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고, 인터넷에 익숙한 소비층에 더욱 어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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