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골든타임'…설치 규정 있으나 마나

【 앵커멘트 】
요즘 같은 겨울철에 심정지가 발생하면 혈관이 수축해 여름철보다 더 위험합니다.
1분 1초를 다투는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과 함께 제세동기를 쓰면 생존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데요.
그래서 500세대 이상 아파트는 의무적으로 이 제세동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현실은 어떨까요?
박상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영장 바닥에 쓰러진 한 남성에게 가슴에 패치를 붙이고 전기충격을 가합니다.

(현장음)
"스톱! 다 비켜! 나오세요. 나오세요."

흉부압박과 전기충격을 반복하자 119구급대원이 도착하기도 전에 멈췄던 맥박이 뛰기 시작합니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3배 가까이 높일 수 있는 제세동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겁니다.

지난 2012년부턴 500세대 이상 아파트도 관리실에 제세동기를 의무적으로 설치 해야 합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설치율은 37% 수준, 없는 곳이 더 많습니다.

▶ 인터뷰 : A 아파트 관계자
- "여기는 아직 그건(제세동기) 없어요. 해야 하는데…."

알고 보니 처벌 조항이 없는 말 뿐인 의무 규정인 겁니다.

▶ 인터뷰 : B 아파트 관계자
- "처벌규정이 생기면 (설치)하려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제세동기를 설치한 아파트도 사용법을 모르는 곳이 많습니다.

▶ 인터뷰 : C 아파트 관계자
- "▶ 인터뷰 : C 아파트 관계자
- "- 직원들도 다 교육은 받았는데요. - 혹시 사용해 보실 수 있으세요? - (지금은) 좀 가물가물한데…."
직원들도 다 교육은 받았는데요."
- "혹시 사용해 보실 수 있으세요?"
- "(지금은) 좀 가물가물한데…."

있으나 마나 한 설치 규정과 전시품으로 전락한 제세동기,

심정지 환자에게 골든타임 4분이 더 짧게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영상제공 : 부산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