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매파 발톱 드러낸 美연준…전문가들 “내년 3월 인상 가능성 시사”
입력 2016-12-15 15:41 

예상한 것보다 매파적(hawkish)이었다. 다음 금리인상 시점으로 내년 3월도 가능하다는 점을 명백히 시사하고 있다.”(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미 월가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행보에 화들짝 놀랐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3차례가 될 수 있다는 연준 위원들의 생각은 2차례를 예상했던 주요 투자은행들의 컨센서스를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다음 인상시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내년 6월이 아닌 내년 3월로 앞당겨졌다.
월가 금융기관 관계자는 내년 2번 인상을 전제로 할 때 연준이 내년 6월까지 경제 여건을 관망하거나 심지어 9월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3월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연준은 1월 31일~2월 1일에 내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며 3월 14~15일 회의가 두번째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FOMC 회의 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2017년 금리인상 속도는 상당히 완만할 것”이라고 재차 공언했지만 시장이 느끼는 감은 사뭇 다르다. 0.25%포인트씩 1년에 3차례 올리는걸 점진적 인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이는 꽤 가파른 상승세라는 반응이다.
톨스텐 슬록 도이치뱅크 전무는 블룸버그TV에 옐런 의장이 항상 비둘기파는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순간 한방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월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대목은 또 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경제 전망은 내년 초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계획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준의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2017년 2.1%, 2018년 2%, 2019년 1.9%다. 이러한 숫자는 인프라 투자, 감세, 규제완화의 경기부양책 ‘3종세트를 가동해 연 3~4%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의중이 투영되지 않은 것이다. 미 실업률이나 물가상승률도 지난 9월 전망치와 거의 같다.
이안 셰퍼드슨 판테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내년 3회 인상을 시사한 연준 위원들의 판단은 트럼프노믹스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현 경제 여건만을 감안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옐런 의장이 트럼프 당선자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내년 3회 전망에 다소 영향을 준 변수였을 수 있다고 기자회견 때 언급했지만 주요 고려요소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 실업률은 4.6%까지 떨어지고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3.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재정확대 정책을 감안하는게 현실적이며 그 경우 내년 성장률은 2.7%에 달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4번 올려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연준의 전망대로 금리가 쉽게 올라갈 수 있는건 아니다. 연준은 작년 12월에 9년 6개월 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2016년 4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결과적으로 1차례 인상에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이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경기 과열 가능성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미 경기 상승 바람을 타고 고용과 물가지표가 순항 궤도에 진입해 있는 미국경제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감세라는 휘발유를 끼얹을 경우 더 빠른 금리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