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월호 7시간 청문회…날 선 공방 속 진실은 오리무중
입력 2016-12-14 16:52  | 수정 2016-12-15 17:08

#‘최순실 게이트 3차 청문회가 열린 14일 국회 본청 245호 제3회의장에는 게이트의 ‘몸통 최순실 씨로 추정 되는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최씨로 추정되는 여성은 녹음 파일에서 지인에게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예전에 지인을 통해 알았는데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연결해줘서 내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또 고원기획은 이야기하지 말고 ‘다른 것을 하려다가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할 거 같아”라고 말했다. 최씨는 당황한 듯 말씨가 빠르고 중간중간 말을 바꾸는 등 두서가 없었다. 녹취파일을 공개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종류의 녹취파일을 공개하면서 최씨가 귀국직전 고영태 씨에게 위증 지시를 한국에 있던 지인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씨가 10월 말 언론의 ‘최순실 게이트 첫 보도 이후 핵심 관계자인 고씨에게 앞으로 있을 검찰 조사 등에서 거짓을 말하라고 전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각종 ‘비선의료행위를 밝힐 ‘최순실 게이트 3차 청문회가 이날 열렸다. 국조 위원들이 이를 밝히기 위해서 이날 출석한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 등을 집중 추궁했지만 이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핵심증인이 빠지면서 박 대통령의 당시 행적은 미궁으로 가는 모양새다.
◆ 세월호 7시간에 朴대통령 진료 있었나
청와대가 지금까지 밝힌 바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에 국가안보실로부터 첫 보고를 서면으로 받았다. 이후 박 대통령이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 전까지 약 7시간 가량의 행적이 가려져 있었다. 이중 머리손질을한 2시간여를 제외한 5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이 프로포폴 등 항정신성 의약품을 맞고 의식불명의 상태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주요 증인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 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능해졌다. 여야의원들의 세월호 당일 당시 행적에 대해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세월호 당일 청와대에 간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재 원장은 지인 3명과 함께 골프장으로 갔다”고 밝혔다.

다만 신보라 청와대 간호장교는 내가 오전 중에 가글액을 갖다 드리러 관저를 갔다 왔다”며 대통령을 직접 보지는 못했고 부속실 직원한테 전달한 것이어서 내가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세월호 당일 조여옥 대위(간호장교)는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밝히면서 조 대위가 직접 박 대통령에 주사를 놓았다는 의혹만 커졌다. 하지만 조 대위는 이날 출석하지 않으면서 의혹 자체는 22일 5차 청문회까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조 대위가 불출석한 것에 대해 조 대위가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에게 주삿바늘을 꽂았다는 의심이 기정사실로 굳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청와대가 밝힌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의 진위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서 20분 간격으로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월호 7시간 중 오후 3시부터 5시15분까지는 박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을 지시(오후3시)하고 머리손질을 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나머지 약 5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막기위한 올바른 지시를 내렸는 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세월호 당일) 오전 10시15분에 대통령이 자신에게 지시를 했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서 얘기드리는데 거기 나와있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은 정 의원이 대통령에게 당일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10시30분쯤 전화를 받았고, ‘전국에서 특공대를 동원해서 구조 빠짐없이 하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당사자 간의 대화이므로 이들의 증언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두 사람이 사전에 발언을 맞추거나 청와대가 사후적으로 밝힌 부분을 참고해 증언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朴대통령 안면시술 추궁 ‘누가 놨는지는 몰라
대통령이 수시로 받은 각종 미용주사의 목적과 주사 시술자도 관심이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자문의로 위촉되기 전 박 대통령을 진료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상만 전 원장은 두 번인가, 세 번 관저에 갔다”고 답해 공식 임명을 받기 전에 박 대통령을 진료했음을 시인했다. 다만 김 전 원장은 미용주사시술 여부에 대해서는 태반주사(피하주사) 2~3번 놨다”고 부인했다. 김영재 원장 역시 같은 물음에 한번도 없다”고 부인했다.
피멍 논란도 제기됐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2014년 1월 6일 신년기자회견 사진을 보면 여섯 군데 주삿바늘 자국이 선명하고 그해 5월 13일 세월호 유가족 면담을 앞두고 찍은 사진을 보면 대통령 얼굴에 피멍 자국이 선명하다”며 필러 시술 의혹을 제기했다. 김영재 원장은 필러 같다”며 소견을 밝혔지만 박 대통령에게 안면 시술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부인했다.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과 신보라 전 간호장교는 피멍자국을 인식했냐는 질문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필러주사 등 미용목적 주사를 맞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누가 시술했는 지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셈이다.
[정석환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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