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치열한 격전지` 지명타자…김태균이 웃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양재동) 안준철 기자] 김태균(34·한화 이글스)가 생애 첫 지명타자 부문에서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균은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유효표 345표 중 215표를 얻어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 수상자로 선정됐다. 마침내 2인자의 설움을 씻는 골든글러브 수상이었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해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김태균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군림했지만, 유독 황금장갑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5년 1루수 부문에서 첫 수상했고, 타율 0.324 31홈런 92타점을 기록했던 2008년에도 1루수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받았다. 비록 2010~2011년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김태균의 실력에 비해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가 적은 느낌이었다.
이는 1루수들에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동기생인 이대호, 3년 연속 홈런왕의 박병호, 그리고 지난해 역사적인 40홈런-40도루를 기록한 에릭 테임즈까지, 김태균은 경쟁자 앞에서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명타자 부문 후보로 나선 올해는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65 23홈런 136타점 OPS 1.044를 기록했다. 타점은 자신의 커리어하이 기록. 출루율은 0.475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물론 지명타자 부문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다. 바로 국민타자 이승엽(40·삼성 라이온즈)이다. 이승엽은 올해 142경기 출전 해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고, 선배 양준혁이 세웠던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 9월 14일에는 한일 통산 600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최고령(39세 3개월 20일)과 최다수상 기록(10회)을 가지고 있다. 8번 수상한 한대화, 양준혁과도 차이가 크지만 최다수상 기록을 11차례로 늘리고 최고령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었다. 뛰어난 기량만큼 인품이 훌륭해 투표인단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하지만 결국 김태균이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가 마팀내 2인자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시상식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이승엽도 김태균의 수상을 축하했다. 김태균은 "1년 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과 함께 하고 싶다. 저만 잘해서 탄 상은 아니고, 제 앞뒤로 배치된 타자들이 잘 쳐준 결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