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하우시스, 증설 美건자재 공장 `트럼프 수혜`
입력 2016-12-13 17:22  | 수정 2016-12-13 19:59
◆ 기업 분석 / LG하우시스 ◆
LG그룹의 종합건축자재 전문 계열사인 LG하우시스는 올해 내내 속앓이했다. 한 해에 한 번 터지기도 힘든 증시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지며 주가는 끝없이 추락했다. 그중 국내 완성차 업체 파업에 따른 이익 감소가 대표적 악재로 꼽힌다. LG하우시스는 매출액의 32%가량을 고기능소재·부품을 비롯한 자동차부품 산업에서 올려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파업으로 생산량을 줄인 탓에 LG하우시스 실적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지난 8월에는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미국 소재 업체 '콘티넨털 스트럭처럴 플라스틱스(CSP)'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CSP는 탄소섬유를 비롯해 자동차 경량화용 소재를 생산하며 미국 완성차 업체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이 주거래 기업이다. LG하우시스가 CSP를 인수할 경우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하지만 LG하우시스는 중국의 통 큰 베팅에 CSP를 인수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제품 원재료인 폴리염화비닐(PVC)과 아크릴수지(MMA)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LG하우시스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매출액이 감소한 데다 신성장동력 확보까지 실패했다는 시장 염려 탓에 지난 1월 4일 14만1500원에 마감한 주가는 이달 6일 8만8600원으로 40%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LG하우시스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년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을 이끌 대형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우선 미국 본토에 이스톤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며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여기에 이달 본격 가동에 돌입한 미국 이스톤 2기 공장도 주목할 만하다. 9월 예비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이달부터 물량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이스톤은 LG하우시스가 생산하는 인조대리석이다. 주방 식탁을 비롯해 고가 대리석을 대체하는 용도로 쓰이는 효자 상품이다. 공장이 풀가동하는 내년에는 이 분야 연간 매출액이 현재 2500억원 선에서 3000억원대 초반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 4월 완공한 미국 조지아주 자동차원단(인조가죽) 공장 가동의 영향도 내년부터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자동차원단 공장 가동률은 30% 안팎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완성차 업체와 추가 계약이 이어지면서 내년 가동률은 60%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애널리스트는 "LG하우시스 입장에서는 한국 자동차 업체 파업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매출액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라며 "트럼프 시대를 맞아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현지 업체에 팔면 경쟁사 대비 관세 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룡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이스톤 2기 공장과 자동차원단 공장에서 새로 발생하는 매출만 총 1000억원가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충청북도 청주시에 2018년 2월 준공을 목표로 기존 페놀폼 단열재 생산량을 세 배로 늘리는 공사를 최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화재안전기준 강화법을 시행하며 6층 이상 모든 건축물에 불이 잘 붙지 않는 단열재를 쓸 것을 의무화했다. 이 같은 증설 효과로 올해 2조8500억원 선으로 전망되는 LG하우시스 매출액은 내년 사상 처음으로 3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주가도 최근 힘을 받고 있다. LG하우시스 주가는 13일 9만9200원으로 마감해 일주일 새 12%가량 상승했다. 시장은 기업가치평가 측면에서 주가가 크게 부담스러운 상태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LG하우시스 연말 기준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12배다.
물론 주가가 상승세로 확 돌아서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건축자재 분야가 회사 매출액의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부동산 경기가 급격하게 식으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원단의 거래처를 확보하는 문제가 기대처럼 순항할지도 미지수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