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 모두 상대방의 탈당을 요구하며 극심한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분당에 따른 당 조직 및 재산 분할과 비례대표 의원 거취 등 이해관계가 복잡해 상황이 더욱 꼬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간한 ‘2015년도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에 따르면 새누리당 재산 총액은 토지 165억 원, 건물 78억 원, 현금 및 예금 155억 원을 포함해 총 565억 원에 이른다. 146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보다 재산이 4배 가량 많다. 다만 올해 국회의원 선거가 치뤄져 상당한 비용을 지출한데다가 4·13 총선이후 의석수가 감소해 국고보조금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재산 규모는 상당수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새누리당은 현재 전국 17개 시·도당에 302만명(2015년 기준) 당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만 38만명에 이른다.
12일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우리가 그 돈 바라지도 않고 한 푼도 가져갈 생각 없다”며 선을 긋지만 친박과의 세 대결시 돈 한푼과 당원 한명이 아까운 상황에서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일각에서 주장하는 ‘당 해산 후 재산 국고 귀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당법 48조 1항에 따르면 ‘자진해산의 경우에는 그 잔여재산은 당헌이 정하는 바에 따라 처분한다고 규정돼 있다.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통합진보당은 같은 법 48조 2항에 따라 재산이 국고에 의무적으로 귀속됐지만 자진해산의 경우에는 재량권이 보장되는 것이다. 새누리당 당헌118조에는 당 해산시 청산위원회를 설치하게 되어 있고 당규에 따라 잔여재산을 처리할 수 있다. 채무 변제와 당직자들의 퇴직금 지급 등으로 사용하고 나면 사실상 국고에 귀속될 만한 재산이 없을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친박과 비박으로 당이 쪼개질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적 색깔과 상관없이 당에 남아 있는 쪽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공직선거법 192조 4항에 따라 소속 정당으로부터 제명을 받은 경우에는 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의석 수 한 자리가 아쉬운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두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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