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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 미래에셋 손잡고 한국물류센터 2곳 품는다
입력 2016-12-11 18:38  | 수정 2016-12-11 19:49
세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경기도에 위치한 물류센터 2곳을 약 700억원에 인수한다. 블랙스톤이 국내 물류센터를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년 새 서울 강남 랜드마크인 캐피탈타워에 이어 물류센터까지 잇달아 사들이며 국내 부동산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경기도 안성 코어로지스와 용인 에이블로지스 등 물류센터 2곳을 약 7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조성하는 사모형 부동산펀드에 블랙스톤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양사는 매도자 측과의 매매 계약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블랙스톤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하는 코어로지스와 에이블로지스는 각각 약 3만㎡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다. 한익스프레스를 비롯한 3자 물류회사가 5년간 책임임대차(마스터리스) 계약을 맺고 있으며, 교통이 편리해 최근 물류센터 메카로 부상한 경기 동남부 지역에 있다. 이 일대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연간 기대수익률은 6%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블랙스톤이 이번 인수를 발판 삼아 국내 물류센터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블랙스톤은 최근 1~2년 새 중국과 일본 등지의 물류센터에 투자를 많이 해왔다"며 "국내에서도 물류센터 매물을 연초부터 검토해오다 이번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계 최대 PEF가 투자한 것치고는 규모가 작아 경험 삼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경험을 살려 향후 물류센터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블랙스톤이 물류센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자상거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소비가 늘어날수록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들어 서울 도심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의 가격이 크게 오르며 가격 이점이 사라진 탓에 투자 대안을 찾는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앞다퉈 물류센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는 하나자산운용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가 4~5곳이 티머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글로벌 PEF 워버그핀커스 자회사 이상레드우드와 함께 한국 중국 일본 일대 물류센터에 약 3500억원을 투자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여러 유형의 부동산 가운데 물류센터가 가장 유망한 투자자산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대출금리가 연초 대비 0.5%포인트가량 급등한 데다 내년부터 신규 물류센터가 많아질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랙스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캐피탈타워를 약 45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부동산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 캐피탈타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5개월 뒤인 지난달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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