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BC "트럼프 집권 후 외국유학생 이탈, 수십억 달러 손실"
입력 2016-12-11 14:30 
사진=MBN
NBC "트럼프 집권 후 외국유학생 이탈, 수십억 달러 손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한 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대학생들이 이탈하면 미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N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국제 교육 전문가들은 외국 유학생들이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벌어질 외국 학생을 겨냥한 모호한 정책과 적대적인 사회 분위기를 경계해 미국에서 계속 공부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할 수 있다면서 우수 자원의 '두뇌 유출'이 미국 교육 기관에 엄청난 재정 손실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국제교육재단'(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IIE)은 2015∼2016학년 미국 대학에 등록된 외국인 학생이 104만 명이라면서 자체 집계로는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나라별로 살피면 중국 유학생이 32만8천547명으로 단연 1위를 차지했고, 인도(16만5천918명), 사우디아라비아(6만1천287명) 순입니다.


상위 3개국은 전체 외국 유학생의 53%를 이룹니다.

우리나라 유학생은 6만1천7명으로 4위에 자리했습니다. 미국 상무부 통계로 우리 유학생들이 미국에 안긴 경제 효과는 23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달합니다.

100만 명이 넘는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안긴 액수는 328억 달러(38조5천억 원)라고 미국국제교육자연합(NAFSA)은 추산했습니다.

IIE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유학생의 10%가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공부한다면 미국 대학은 2억 달러(2천346억 원)에 육박하는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유학생이 더 많은 중국, 인도 학생의 각 10%가 미국을 떠나면 각각 10억 달러(1조1천730억 원), 5억2천만 달러(6천99억 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법·경제·재정센터 사무국장인 닐 루이스는 "외국 유학생은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므로 교육비, 기숙사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스스로 지불한다"면서 "이 돈은 여러 대학의 젖줄과도 같아서 많은 미국 대학이 외국 유학생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 최대 수출품이 대학 고등교육"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민자와 무슬림을 반대하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외국인 유학생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이 점차 현실로 바뀌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정당의 대통령 당내 경선이 한창이던 올해 2월, 한 외국 유학생 모집 회사가 118개 나라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 60%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에서 공부하진 않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답변을 한 멕시코 학생은 80%에 달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외국인 학생 전문가로 활동하는 마날리 아니스 아흐메드는 "트럼프 집권기에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문의하는 학생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미국 유학 중 경찰에 잡혀갈 수도 있느냐고 묻는다"고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비자(입국사증) 발급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지도 외국 학생들이 관심을 두는 대목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불법 이민을 막고자 미국 비자 발급을 강화할 수 있어서입니다.

NBC 방송은 2001년 9·11테러 이후 2년간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강화해 외국 유학생 1만5천 명이 미국을 떠났고 결국 수백만 달러의 손실로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8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며 미국에 머물기를 원하는 외국 학생들은 쫓겨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이후 그의 발언은 이 같은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NBC 방송은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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