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①] 변요한, 김윤석과 ‘치열하게’ 연기한 2인1역

현재의 수현(김윤석 분)은 의료 봉사 활동 중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하고 소녀의 할아버지로부터 신비로운 10개의 알약을 답례로 받는다. 호기심에 알약을 삼킨 수현은 순간 잠에 빠져들고 다시 눈을 떴을 때, 30년 전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오래된 연인 연아(채서진 분)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과거의 수현(변요한 분)은 우연히 길에 쓰러진 남자를 돕게 된다. 남자는 본인이 30년 후에 수현이라 주장하고 황당해하던 과거의 수현은 그가 내미는 증거들을 보고 점차 혼란에 빠진다./‘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MBN스타 최윤나 기자] 드라마 ‘미생으로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리며 대세로 자리매김한 배우 변요한이, 오랜 만에 장편영화를 통해 돌아왔다. 기욤 뮈소의 동명 원작 소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자신의 여러 모습을 뽐낸 그, 이번 작품을 통해 김윤석과 2인1역을 펼친 변요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주인공이 30년 전의 자신을 만난다는 ‘타임 슬립 소재의 영화다. 이런 특이한 소재를 만나면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호기심과 걱정이 동시에 들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을 터. 특히나 대선배인 김윤석과 함께 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도 변요한을 긴장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궁금증이 생기긴 하는 것 같아요. 만났으면 어떨까, 그게 또 책을 읽을 때 스며들어서 진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도 많이 했죠. 첫 촬영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거였는데, 그때부터가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이 정도의 데미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느꼈죠. 가면서 나중에는 믿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이번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전, 김윤석과 변요한이 30년의 세월을 지난 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사람의 외모의 유사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사실 두 사람이 완벽하게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배우는 아니었으나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외모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주려는 노력도 분명 필요했을 것이다.

김윤석 선배님이 젊으셨을 때 날카로우면서 눈이 똑같더라고요. 저는 날카롭진 않은데 어떤 분위기와 느낌이 비슷했어요. 제 나이 대에도 선배님은 연기를 하셨으니까요. 고민했던 게 비슷한 것 같아요. 그리고 선배님은 따뜻하시고, 같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섬세하다는 걸 느꼈죠. 저를 잘 챙겨주신다는 걸 느꼈고 정말 좋았던 기억밖에 없어요.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선배님의 30년 전 모습을 대하듯이 하셨던 것 같아요.(웃음)”

그도 느꼈듯이, 작품 속 두 배우는 정말로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특히나 영화 속 한 장면에서는 바닷가를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이 흡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비슷했다. 관객들을 그렇게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비슷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바닷가 신에서 뒷모습이 있는데, 그 전에 처음에는 똑같이 행동하면 이상할 거라고 생각했죠. 근데 제가 이걸 정말 세련되게 어떻게 표현하면서 이질감을 안 느끼게 할까 고민했던 것 같아요. 미세하게 조금은 자세라도 다르게 시작을 하자고 했죠. 또 담배 피는 손을 따라하면서 티끌모아 태산 스킬로 작게 조금씩 쌓으면 관객 분들이 익숙해지면서 닮았다고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았어요. 모든 사건이 끝나고 바닷가를 걷는데 발도 똑같고, 자세도 구부정하더라고요. 작품에 젖어서 둘 다 최선을 다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흐뭇하더라고요.”

또 그런 과정을 통해 대선배와 호흡을 맞춘 것도 변요한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의미 있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만나던 배우가 직접 자신과 함께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그가 얻게 된 것도 많을 것이고 말이다.

선배님이 처음 시작할 때 ‘치열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얼마만큼 치열할까 기대했는데 정말 치열하셨어요. 후배 배우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죠. 가정도 있으시고 그만큼 타이틀도 있으신데, 절대 안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셨거든요. 배우 끝나는 순간까지 저렇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배님은 모든 남자 후배들과 연기를 할 때 많이 배려해주시는 걸 봤거든요. 작품을 찾아보면서 원래도 봤지만, 한 번 우연히 ‘추격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가 친구에게 ‘타짜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 영화를 꼭 봐야한다고 했거든요. 대단한 배우가 나타났다고 했죠(웃음).”

변요한이 1980년대의 캐릭터를 연기한 건, 변요한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의 나이대에 살던 그 시절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서 아버지의 예전 모습에 대해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생겼을 터.

처음에 (작품 출연) 확정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아버지께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어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제 어릴 적 사진을 보고 싶었죠. 의상이나 헤어, 아버지의 그때 인상과 그때의 얼굴이 인자하시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도 뜨거우셨구나 싶었다고요. 그 분위기를 읽었던 것 같아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