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저신용자 2금융권 `대출절벽` 오나
입력 2016-12-09 17:14  | 수정 2016-12-09 23:53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활용하는 고·중신용자(신용 1~6등급)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존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주 고객이었던 저신용자(신용 7~10등급) 고객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증가 억제 방침에 따라 시중은행이 대출을 옥죄면서 시중은행을 이용했던 고·중신용자가 2금융권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풍선효과로 인해 저소득자들의 대출 채널이 막히면서 대출 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중신용자(NICE 등급 기준) 비중은 지난해 9월 37.1%에서 올해 9월 45%로 7.9%포인트 급증했다.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고·중신용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6.1%에서 29.2%로 3.1%포인트 늘었다. 이처럼 고·중신용자가 2금융권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저신용자 비중은 줄면서 신용이 낮은 고객이 대출받기 위한 마지막 대출창구 역할을 해온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통해 저신용자가 대출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는 올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등세를 막기 위해 시중은행 등 1금융권 대출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3월 법정금리 인하(27.9%→20%)에 따라 저신용자의 높은 예상 대손율만큼 금리를 높이기가 힘들어진 점도 고·중신용자의 대출 확대로 이어졌다. 저축은행·대부업체가 저신용자 대신 새 수익원으로 고·중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업계 대출심사를 통과한 비율인 승인율은 낮아진 반면 심사를 통과한 고객의 1인당 대출액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업계 승인율은 지난해 12월 21.1%에서 올해 6월 15.7%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대부업계 1인당 대출 규모는 814만원에서 819만원으로 증가했다. 저신용자들은 대출을 받지 못해 금융경색이 심화된 반면 고·중신용자들은 대출 과잉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제도권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저신용층이 불법 사금융 업체를 찾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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