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병우 내가 잡는다” 네티즌 명탐정 나섰다
입력 2016-12-09 15:41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의 출석 요구까지 무시하고 잠적중인 ‘법률 미꾸라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과연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일각에선 그가 친지들 도움을 받아 잠적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반면 다른 곳에선 아예 지방으로 가족들과 함께 피신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확한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매일경제가 접촉한 친지나 지인들도 하나같이 짜 맞춘듯 못봤다.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급기야 네티즌 수사대는 그의 전화번호와 차번호까지 공개했고, 온라인에선 포켓폰 고 게임이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우병우 GO ‘우병우 추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9일 미주한인 커뮤니티인 ‘미시USA는 ‘xxx-xxxx-9087이라는 우 전 수석의 전화번호를 게시판에 올렸다. 또 우 전 수석 일가가 이용했던 흰색벤츠, 제네시스차량의 차량 번호(XX서9325, XX오0431)까지 공개 수배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우 전 수석 전화번호로 등록된 SNS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어디 계시냐. 자수해서 광명 찾자” 등 폭탄문자를 보내는 중이다. 지난 8일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위증을 입증할 과거 영상 기록을 찾아내 ‘명탐정 갤러리란 칭호를 얻은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는 우 전 수석의 아들의 사진이 공개되는 등 관련된 글들이 수백 건 올라왔다. 우 전 수석 일가 자택을 방문해 인증샷을 남기는 네티즌들도 속속 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 6일 SNS를 통해 우병우가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있다”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는데, 검찰출석 때 기자를 째려보던 눈빚으로 날 노려봤다”고 제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사정 기관 관계자는 일각에선 부산 해운대의 모처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향후 특검 등을 대비하기 위해 여전히 서울에 머물면서 법률 대응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집에 있지 않는 것 청문회 출석 요구서를 전달받지 않기 위한 조치일 뿐이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도 모처에서 우 전 수석이 장모인 김장자씨 자녀 집에 같이 지낼수 있다”는 제보를 받아 김씨 딸들이 머물고 있는 서울 압구정 소재 집앞을 하루종일 지켰지만 우씨 일가나 장모인 김씨 그림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우수석 일가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마세라티 자가용, 벤츠 차량을 비롯해 아들이 이용했다고 알려진 포르쉐 등도 주차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우병우 전 수석이 지금 장모 김장자씨의 집에 있다”고 말했지만 해당 주택 경비원은 김씨를 본지도 오래됐고, 우 전 수석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의 막내동서로 A건설사 과장으로 재직중인 이모씨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큰 동서(우 전 수석)는 얼굴을 본지도 연락한지도 이미 몇 년이 지났다”며 장모님 계시던 논현동 알파임하우스에 있는지 여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또 다른 손아래 동서인 임모 교수는 형님(우 전 수석)과 관련된 질문은 일체 받지도 답하지도 않겠다”며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국조특위는 우 전 수석을 19일 열리는 5차 청문회의 증인으로 다시 채택했지만 역시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위치파악조차 안돼 그에게 다시 출석요구서 또는 동행명령장 직접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며칠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국회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 기강 확립을 담당했던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같은 부적절한 행태에 적잖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검사 출신이 자신의 법률 지식을 이렇게 이용하고 있다”며 본인이 당당하다면 나와서 사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현 정부 ‘비선 실세라는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묵인·방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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