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핫딜 막전막후] `속전속결` SK의 동양매직 인수
입력 2016-12-08 17:37  | 수정 2016-12-09 09:37
◆ 레이더M ◆
동양매직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최종 마무리된 지난달 28일 오후. 동양매직의 새 주인이 될 SK네트웍스도, 매각자인 NH-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연은 이랬다. 이번 M&A 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한 건 지난달 10일께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최순실 사태를 수사하던 검찰 조사가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까지 확대됐다. 거래 일정이 조금만 뒤처졌으면 검찰 수사에 휘말려 자칫 불똥이 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동양매직 M&A 거래 관계자는 "다행히 공정위 심사 결과가 빨리 나왔기에 망정이지 M&A 진행이 1~2주만 늦었어도 딜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이미 11월 중 동양매직 인수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SK매직'으로 사명을 변경해 제품 포장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인수 작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비용 증가 등 후폭풍이 작지 않은 상황이었다.

단순히 '운이 좋았다' '타이밍이 절묘했다'며 넘길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거래 성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매각 작업을 추진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지난 6월 매각 결정 이래 8월 예비입찰가, 9월 본입찰·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매각 작업을 속전속결로 진행하면서도 별다른 잡음 없이 거래를 끝낸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올 한 해 가장 핫한 딜 중 하나인 동양매직 M&A는 매각자인 NH-글랜우드 PE 컨소시엄과 인수자인 SK네트웍스를 모두 만족시킨 거래로 평가된다. 초반부터 가열된 동양매직 인수전은 SK네트웍스 CJ오쇼핑 현대백화점 유니드 AJ네트웍스 CVC캐피털파트너스 베인캐피털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에 오른 8곳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인수가 6100억원을 적어낸 SK네트웍스가 최종 승자가 됐다. 특히 매각 측은 본입찰 당일 SK네트웍스를 인수 적격자로 깜짝 확정했다. SK네트웍스가 적어낸 응찰가도 높았지만 인수 후 사업계획 등 정성적 부분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동양매직 전 임원과 직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겠다고 한 부분은 매각 측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결정적 이유가 됐다. 2년 만에 회사를 최고의 렌탈서비스업체로 성장시킨 경영진과 직원들의 저력을 높이 산 것이다. 반면 프로그레시브(경매 호가 입찰) 방식의 딜 진행을 예상해 장기전을 준비 중이던 다른 후보들은 헛물을 마시게 됐다.
이번 딜로 NH-글랜우드 PE 컨소시엄은 2014년 동양매직 지분 100%를 2800억원에 사들인 지 불과 2년 만에 두 배 넘는 가격에 되파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연환산내재수익률(IRR)로 따져도 37%에 달한다. 특히 최대 투자자로 참여한 NH농협생명 NH투자증권 등 NH금융지주 계열사들은 1000억원대 차익을 손에 쥐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SK네트웍스도 이번 동양매직 인수로 렌탈 비즈니스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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