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환보유고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연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로 환산한 외화자산 가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제 외환보유액 순위도 한 계단 내려앉으며 홍콩에 뒤처진 8위에 머물렀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말 외환보유액은 3719억 9000만달러로 지난달 보다 31억 8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7월(전월 대비 39억 3000만달러 감소)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9월 3777억 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뒤 두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는 미 달러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외환보유고 중 유로, 엔화 등 여타 통화 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러화는 10월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트럼프 후보 당선 이후 지난 11월에만 유로화와 엔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각각 3%, 7% 하락했다.
우리 외환보유액 순위도 10월말 기준 세계 8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달러 강세 여파로 중국(-478억달러) 일본(-174억달러) 스위스(-108억달러) 등 대부분 국가에서 외환보유고가 줄어든 반면 홍콩은 206억 달러 늘어 한국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김충화 한은 국제총괄팀 차장은 홍콩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위안화 자산이 신규로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라며 달러화 강세로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를 보여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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