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 악재 지속땐 여행·화장품·식품株 타격"
입력 2016-12-04 18:30  | 수정 2016-12-04 21:13
중국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대거 '닥터둠(경제 비관론자)'으로 돌아서며 내년 코스피가 중장기 19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이 유커(중국인 관광객) 20% 감축 등 한류 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롯데 현지법인에 대한 대대적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는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매일경제가 4일 중국 악재로 인한 국내 증시 전망을 화두로 NH·대신·유진·교보·IBK 등 5곳의 리서치센터장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중국 리스크가 내년에도 계속돼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봤다. 내년 코스피 전망으로 최저 1900, 최대 2320선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사드 배치가 1차적,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2차적 도화선이 돼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한국 기업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화장품·카지노·엔터주 등 중소형주가 먼저 타격을 받고 있지만 롯데의 세무조사 이슈로 향후 대기업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센터장도 "중국 리스크를 계량적 접근으로 파악하기 어렵지만 국내 기업의 신규 사업에 대한 장기적 악재임은 분명하다"며 "최근 5년간 상장사 주가수익비율(PER)과 내년 이익에 적용해 보면 1900~2200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중국 속담 '군자복수 십년불만(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이라는 말처럼 중국의 한국 기업 제재는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시작되면 대단히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 7년간을 국내 증시 박스권으로 보고 중국 리스크를 감안하면 내년에 2000선을 깨고 한 단계 상승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코스피에 대한 단기와 중장기 예상치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도 "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성 제재가 분명해진 만큼 그 영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악재에도 국내 기업의 순이익 증가세를 들어 2000선 돌파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특히 중국 리스크가 작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내년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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