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내대로 갔더니 벽'…화 키우는 비상구
입력 2016-12-03 19:40 
【 앵커멘트 】
영화관에 화재가 났는데 안내된 비상구가 벽으로 막혀있다면 어쩌죠?
그런데 영화관 뿐 아니라 쇼핑몰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이런 곳이 적지 않습니다.
관련법은 있는데 현실은 전혀 다른 거죠.
이병주 기자가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영화관.


영화 상영을 앞두고 비상구 안내가 나옵니다.

하지만, 비상구 위치를 확인해보니 문은 커녕 통째로 벽입니다.

또 다른 상영관.

비상구로 안내된 곳에 입간판이 서 있어 통행을 막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영화관 관계자
- "계단이 컴컴한데 내려오다가 막아놨죠. 다친 사람이 있으니까."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상영관과 연결된 비상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잠겨있다면 탈출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2백 명 규모의 상영관에 비상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비상구가 하나일 때는 두 개일 때와 비교해 피난 시간도 두 배 가량 더 걸리고, 극장 안의 혼잡도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 "한쪽 출구로 몰렸을 경우에 문 주변에서 패닉현상이나 병목현상이 일어나면서 피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고층 쇼핑몰의 비상구도 엉터리이긴 마찬가지.

안내를 따라 간 계단에는 각종 짐이 쌓여있어 접근조차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다중이용시설의 화재 대비 시설물에 대한 별다른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오히려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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