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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 지운 박철우의 귀환 ‘날아오르다’
입력 2016-12-02 21:40  | 수정 2016-12-02 21:41
삼성화재의 박철우가 군 복무를 마치고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시즌 V리그 대한항공전을 통해 복귀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2일 V리그 대한항공-삼성화재전의 관심은 온통 박철우(삼성화재)였다. 군 복무를 마친 그의 컴백쇼였다.
박철우는 이날 라이트로 선발 출전했다. 어깨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명진이 결장하면서 박철우의 역할도 보다 커졌다. 박철우가 가세했지만 전술적으로 크게 바뀌는 건 없다. 임도헌 감독은 범실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임 감독은 실전과 연습경기는 다르다. 그래도 연습경기 같이 해준다면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박)철우가 (유)광우와 함께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 복귀전인데 긴장하지 않는 게 관건이다. 특별히 해준 말이 없었다. 전역 축하와 함께 ‘부담을 갖지 마라고 조언했다”라고 했다.
2년 만이다. 그 공백을 무시할 수 없을 터. 하지만 순간 폭발력은 여전했다. 무난한 복귀 신고식이었다.
임 감독은 박철우의 첫 공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래야 박철우와 동료의 부담을 덜면서 점유율도 커지기 마련이다.

박철우의 첫 공격은 1세트 팀이 5-4로 앞선 상황이었다. 세터 유광우는 타이스에게 몰아주다가 박철우에게 공을 띄웠다. 박철우의 백어택은 성공이었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철우의 스파이크는 잇달아 대한항공의 블로킹을 뚫었다.
강력한 서브 득점도 두 차례. 10-8과 18-17로 앞선 상황에서 대한항공 선수들이 손쓰기 어려운 서브를 성공시켰다.
박철우는 두 차례 대한항공의 블로킹에 막히기도 했지만 23-23에서 결정타를 때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6득점(공격성공률 50%)으로 삼성화재의 공격 다변화를 가져왔다. 타이스의 1세트 득점은 11점.
박철우를 향한 볼 배급은 2세트 들어 다소 줄었다. 박철우의 두 차례 스파이크가 블로킹(진상현)과 호수비(김학민)에 걸린 데다 서브 범실도 범했다. 삼성화재의 공격은 타이스(2세트 9득점)와 류윤식(2세트 4득점)에 편중됐다.
삼성화재의 박철우(오른쪽)가 군 복무를 마치고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시즌 V리그 대한항공전을 통해 복귀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그러나 순도가 높았다. 박철우는 13-14로 뒤진 상황에서 2세트 첫 유효 공격을 펼치더니(가스피리니의 범실) 15-15에서 가스피리니의 스파이크를 1인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박철우의 활약에 흐름은 삼성화재로 서서히 기울었다. 황승빈의 서브 아웃으로 삼성화재의 25-22.
몸이 서서히 풀린 걸까. 박철우는 삼성화재가 주춤했던 3세트에서 가장 많은 득점(7)을 올렸다. 5득점의 타이스보다 많았다. 박철우의 강력한 백어택은 퍽 인상적이었다. 타점 높은 공격으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30% 중반(36.36%)까지 내려갔던 공격성공률(3세트 33.64%)을 50%로 끌어올렸다.
박철우의 분전은 계속됐다. 삼성화재는 4세트 11-10으로 앞서다 12-16으로 뒤집혔다 순식간이었다. 이후 박철우의 공격 비중이 높아졌다. 5번 연속 성공시키면서 불씨를 살렸다. 마지막 공격이 김형우의 블로킹에 막히긴 했지만 4세트에도 5득점(공격성공률 62.50%)을 기록했다.
운명의 5세트. 타이스의 공격이 막힌 가운데 박철우가 실마리를 찾아야 했다. 삼성화재의 초반 득점은 박철우의 공격에 의해 쌓였다.
박철우의 분전 속에 동료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10-12로 뒤진 가운데 타이스의 연속 공격 성공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1점씩 쌓아가며 14-14 듀스. 그러나 마지막 힘이 모자랐다. 대한항공 김학민(30득점)과 가스피리니(30득점)의 쌍포는 점점 위력이 세졌다. 타이스의 서브와 공격은 삼성화재를 웃게 만들지 못했다.
삼성화재의 박철우가 군 복무를 마치고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시즌 V리그 대한항공전을 통해 복귀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활약에도 역전패를 했다. 1,2세트를 따며 선두 대한항공의 덜미를 잡는가 싶었지만 3세트 들어 범실(28-18)이 잦아진 데다 김학민이 폭발하면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비록 졌지만 박철우의 건재함은 삼성화재의 소득이었다. 박철우는 복귀전에서 22득점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최종 공격성공률은 55.88%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짜릿한 역전승으로 승점 25점(9승 3패)를 기록, 2위 현대캐피탈(승점 22점)과 승점차를 3점으로 벌렸다. 삼성화재는 승점 19점(5승 7패)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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