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 “현기환, 이영복과 거래알선후 30억원 불법수수 정황포착”
입력 2016-12-02 14:37  | 수정 2016-12-03 15:07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 회장 이영복 씨(66·구속기소)와 지인과의 금전 거래를 알선해주고 30억원을 불법으로 수수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부산 동래·3선·정무위원장)이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계좌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검찰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지난해 부산 문현금융단지 2단계 건축공사 시행을 맡은 자신의 친구 S씨로부터 사업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 회장에게 돈을 빌려주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씨는 거액의 수표를 현 전 수석을 통해 S씨에게 건넸는데 이 과정에서 현 전 수석이 10억원 정도를 불법으로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S씨는 이씨에게서 빌린 돈으로 자금난을 해결했으며, 그 대가로 현 전 수석에게 돈을 건넸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S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현 전 수석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진술을 충분히 들었고 해당 공사와 관련한 공공기관 등지를 압수수색해 공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이씨와 다른 지인 간의 금전 거래를 알선해주고 돈을 챙긴 혐의도 포착했으며, 이런 수법으로 현 전 수석이 불법 수수한 금액이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 전 수석은 사업을 하는 지인이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어 이씨와 금전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며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지인이 빌린 돈을 상환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최근 이진복 의원과 가족, 측근들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엘시티 사업 과정에서 알선이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경제가 지난달 단독으로 입수한 이씨의 골프접대 리스트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씨와 수차례 골프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이씨와 함께 국정원 전 간부와 금융권 고위 관계자 등과 같이 골프를 친 것으로 나와 이 의원이 엘시티 특혜와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1981년 박관용 전 국회의장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2년 부산 동래구청장을 지냈다. 이 의원은 18·19·20대 3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과 예산결산특별위원을 거쳐 현재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계좌 압수수색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이씨를 잘 알지만 로비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계좌 압수수색의 경우 통상 6개월 뒤에 본인에게 통보된다. 이에 대해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사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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