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급 공개경쟁채용(옛 행정고등고시) 2차 시험에 합격한 A씨는 3차 면접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A씨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2차 시험까지 합격했고, 최종합격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면접에서 탈락한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고 털어놨다. 이어 무엇보다 왜 떨어졌는지를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힘들었다”면서 면접에서 탈락한 뒤 다음해 최종합격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면 면접이 누가 봐도 이상한 사람을 걸러내는 절차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최근들어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문턱이 한 층 높아진 면접이 수험생들에게 지나치게 큰 부담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면접 인원과 일정이 축소될 전망이다. 1일 인사혁신처 고위 관계자는 기존 2일 일정으로 치러지던 5급 공채 면접 시험을 하루 일정으로 압축하고 최종 합격자 대비 2차 시험 합격 인원도 앞으로 순차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14년까지 최종 합격 인원의 약 1.2배수를 선발해 15~20% 정도를 탈락시켰지만 작년부터는 면접이 한층 강화됐다. 작년에는 최종 합격인원의 1.34배에 해당하는 355명을 선발해 면접을 치르게 했고 이중 280명(면접 대상자 대비 78.8%) 만 뽑아 20% 넘게 탈락시켰을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험가에서는 ‘진짜 5급 공채는 3차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작년에 면접을 봤다는 현 수습 사무관 B씨는 면접을 준비할 때와 면접시험에 임할 때의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5명 중 1명이 넘는 응시자가 탈락하기 때문에 경쟁이 극심할 수밖에 없다”고 경험을 전했다.
앞으로 최종합격자 수 대비 2차 시험 합격자의 배율이 순차적으로 감소된다. 실제 인사혁신처는 올해 최종 합격자 수 대비 면접 대상자(2차시험 합격자)의 수를 작년 1.34배에 비해 1.28배로 낮췄다. 인사혁신처 고위 관계자는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하며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는 무엇 보다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면접의 타당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는 당장 내년부터 기존 2일 일정으로 치르던 면접시험을 하루 일정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목적도 있지만 이틀 동안 면접을 치르면서 첫 날 면접 후 다음날 면접을 함께 대비하기 위한 수험생 간 교류가 일어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던 것으로 인사처는 파악하고 있다. 토론 면접을 앞두고 서로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질문을 자제하자는 등의 신사협정을 맺는 식이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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