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희원(가명·40) 씨는 직장이 있는 서울 강변역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 성남의 자택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서울 잠실역까지 버스를 탄 다음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고 강변역까지 가는 시간은 대략 1시간 20분여. 이동 시간 못지 않게 버스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잠실 사거리 일대는 잠실역을 지나다니는 버스 노선이 밀집돼 있어 교통정체가 잦고, 환승 거리도 그만큼 길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1만1000여명이 광역버스에서 지하철로 환승하는 ‘상습 혼잡지역 잠실에 지하 광역환승센터가 3일 들어선다. 1일 서울시는 국내 최초 지하 터미널 개념의 잠실광역환승센터 개통식을 했다고 밝혔다.
잠실역은 이곳을 기점·종점으로 하는 77개 버스 노선이 밀집돼 있어 서울 시내 대표적인 교통정체 지역으로 꼽혀왔다. 버스들이 정류소에 오랜 시간 정차하면서 교통흐름이 저하되기 일쑤였던 탓이다. 퇴근 시간에는 버스에 타려는 사람들이 선 줄로 보행로를 막기도 했고, 광역버스와 지하철 간의 환승거리 또한 최소 170m, 최대 650m로 길어 이용자들의 이용자들의 불편이 컸다.
잠실광역환승센터는 이같은 교통난을 완화하고 시민들의 환승을 보다 편리하게 하면서 잠실 일대를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킬 전망이다.
잠실광역환승센터는 지하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서로 환승할 수 있는 시설로 송파대로 잠실역에서 석촌호수교 하부까지 총 연장 371m(송파대로 하부 311m, 잠실길 60m) 길이다. 총 연면적 1만9797㎡로 축구장 2.7배 크기다. 버스 31대가 주·정차할수 있는 터미널이 잠실역 2호선, 8호선 게이트와 지하 1층에서 수평으로 연결돼 있다. 2014년 6월에 착공해 2년 6개월 만에 완공됐다.
버스 이용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버스정차면과 승강장 사이에 스크린도어와 에어커튼 등이 설치됐다. 또 잠실지하광장에서 잠실환승센터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종합안내스크린을 설치해 환승센터 내 모든 버스의 운행정보를 통합 제공한다.
서울시는 잠실역을 기·종점으로 하는 광역버스 17개 노선을 단계별로 잠실환승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다. 우선 성남, 수원, 광주 방향 6개 노선(1007, 1009, 500-1, 32, 116, 101)을 3일 이전 운행한다. 구리, 남양주 방향 11개 노선은 내년 1월 초 이전할 계획이다. 시는 광역버스 17개 노선의 잠실환승센터 이전으로 이용객이 평일 평균 2만5000명(승차 1만3000명, 하차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송파대로와 올림픽로에서 회차하던 17개 노선이 지하에 설치된 잠실광역환승센터 내에서 회차하게 되면서 잠실 지상 도로 교통량이 감소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진·출입시 주행차량과 엇갈리거나 정류소 장기 정차로 인한 교통정체, 교통사고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퇴근시간대 잠실역 주변 광역버스 승차 대기자들의 긴 줄로 인한 보행자 통행 불편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잠실환승센터 개통으로 버스정류소에서 지하철 2호선까지 환승 거리가 최대 530m, 최소 50m 단축돼 대중교통 이용 편의도 크게 향상된다. 잠실환승센터는 제2롯데월드 신축 관련 교통영향평가에서 수립된 교통개선대책으로, 공사비는 1300억원이 소요됐다.
잠실환승센터는 완공을 앞둔 롯데월드타워가 53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는 교통대책·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진행된 사업이다. 롯데월드타워는 2호선 지하광장 확장, 8호선 광장 연결통로 신설, 환승 주차장 진출입 램프 위치조정, 잠실길 지하화, 지하 자전거 주차장 건립 등의 사업을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박현철 롯데물산 본부장은 오랜 시간 준비한 교통 대책들을 차질없이 진행해 롯데월드타워 오픈 이후에도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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