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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 출신 유망주들이 말하는 국제드래프트 반대 이유
입력 2016-12-01 05:00 
알렉스 레예스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국제드래프트는 현재 진행중인 메이저리그 노사 협상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화제다. 사측은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노조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사측의 논리는 간단하다. 자유계약이 아닌 드래프트를 통해 정해진 규모의 계약금을 지불, 비용을 아끼고자 한다. 이들은 국제드래프트가 해외 유망주 시장을 정화하는 기능도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반대로 선수측 논리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국제드래프트를 통해 해외 아마추어 선수들의 계약금을 낮출 수 있다면, 그것은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에게도 이득이다. 드래프트를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더 공평한 일이 될 수 있다.
사실상, 국제드래프트로 피해를 보는 선수들은 당장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해외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이들이 메이저리거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로빈슨 카노를 비롯한 중남미 출신 선수들이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40인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 중 비교적 최근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세 명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유망주-알렉스 레예스(세인트루이스), 아메드 로사리오(메츠), 로널드 구즈먼(텍사스)-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제드래프트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들의 가장 큰 반대 이유는 "라틴아메리카의 다음 세대를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즈먼은 "도미니카공화국에는 미국과 같은 시스템이 없다. 그곳에는 고등학교 야구라는 것이 없다. 그들은 야구선수가 되려면 학교를 포기해야 한다. 선택할 수 있는 진로는 프로선수가 되는 것밖에 없다"며 미국과는 다른 시스템임을 강조했다.

레예스는 "도미니카공화국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의 어린 선수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드래프트를 한다고 하면, 만약 거기서 제안을 받지 못하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 대학 졸업장도 없다. 이 아이들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그는 "그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얻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선수들에게는 메이저리그 팀과의 계약이 자신과 가족에게 삶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7월 2일 17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메츠에 입단했던 로사리오는 "중요한 것은 다음 세대의 문제다. 우리가 기회를 얻고 이득을 얻었던 것처럼, 다음 세대에게도 같은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외 아마추어 계약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높이는 것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구즈먼은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야구는 다르다. 조정 기간이 필요하다. 언어도 배워야 하고, 이곳의 야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봐야 한다. 18세에 계약하고 1년을 도미니카 여름리그에서 보내면 19세나 20세에 미국땅을 밟게 된다"며 늦은 나이에 계약할수록 적응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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