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최고가 `축포`…엘리엇 "지배구조개편 건설적인 첫걸음"
입력 2016-11-30 17:49  | 수정 2016-11-30 19:39
삼성전자 주가가 11월 30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안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측은 개편안에 대해 "건설적인 첫걸음"이라고 화답했다.
엘리엇 자회사인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개략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향후 회사에 건설적인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11월 30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사실상 긍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엘리엇 측은 "앞으로 기업 지배구조 검토 후 보다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한다"며 "삼성과 협력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할 때 엘리엇 측 요구를 더 반영해 달라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지난 10월 초 삼성전자 이사회에 주주가치를 높여 달라는 제안을 보냈고 이에 11월 29일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주주환원 등 주주가치 제고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30일 삼성전자에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외국인은 이날 1828억원어치를 사들여 전날보다 4.1% 오른 174만6000원에 마감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도 모처럼 웃었다. 전날 8%대 급락세를 보였던 삼성물산은 반등에 성공하면서 전일 대비 0.79% 오른 12만8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합병(M&A)과 배당을 동시에 늘려가면서 성장주와 가치주의 특징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장기업 하만 인수로 삼성전자가 내년 주주환원에 쓸 자금은 올해보다 줄어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FCF 14조6000억원의 30%에 달하는 4조4000억원을 주주환원에 썼다. 이 중 1조300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나머지 3조1000억원이 현금배당으로 쓰였다. 올해와 내년에는 FCF의 50%까지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올해 FCF 약 18조5000억원(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중 절반인 9조3000억원이 주주환원에 사용되고 이 중 4조원이 배당으로 투입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년에는 FCF가 당초 2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만 인수자금으로 9조3000억원이 사용되고 나면 나머지 11조7000억원의 50%에 달하는 5조9000억원만 주주환원에 쓰일 전망이다. 내년 배당이 4조원대로 비슷하다고 해도 전체 주주환원 규모만 보면 올해보다 37% 줄어든 셈이다.
[한예경 기자 / 윤진호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