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내각 경제라인 월가 출신이 장악
입력 2016-11-30 16:45 

월스트리트 출신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라인을 장악하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NBC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에 스티브 너친(53)과 윌버 로스(78)를 각각 지명할 예정이다.
이처럼 월가 인사들이 대거 중용되면서 동맹의 가치, 자유무역협정 등을 모두 금전적 이해관계로 평가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그의 대선 경쟁자들을 향해 월가 유착 의혹을 퍼부었던 과거 행적도 머쓱해지게 됐다.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너친은 트럼프의 핵심 공약인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게 된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이란 핵 합의 재협상, 쿠바 경제제재 유지 등을 결정하는 문제도 재무장관의 몫이다. 현재 환율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를 감시대상국으로 격상할 지 여부도 재무장관의 권한이다.

너친이 재무장관에 취임하면 행크 폴슨(조지 W 부시)과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다.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의 너친은 예일대를 졸업한 후 1985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했고 젊은 나이에 파트너가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의 부친인 로버트 너친도 1957년 골드만삭스에 들어가 오랫동안 월가를 누볐고 그의 형제인 앨런 너친도 골드만삭스에 몸담았다.
너친은 17년간 머물던 골드만삭스를 2002년에 떠난 후 헤지펀드 회사인 ‘듄캐피널매니지먼트를 2004년 설립했다. 할리우드 영화 투자에도 관심을 보여 흥행작인 ‘엑스맨과 ‘아바타에 투자하기도 했다.
너친은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에 뛰어들기 전부터 그와 인연을 맺었지만 서로 얼굴을 붉힌 사례도 있었다. 너친이 세운 듄캐피털은 2008년 트럼프가 시카고에서 벌인 건설 사업에 돈을 댔는데 트럼프는 대출 조건 확대를 위해 너친의 회사와 다른 대출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결국 합의를 거쳐 소송이 종결됐다. 올해 4월 너친은 선거캠프의 금융위원장을 맡아달라는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너친은 현재 세 번째 아내가 될 여배우 루이스 린튼과 약혼한 상태로 역시 3번 결혼한 트럼프처럼 화려한 결혼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맨해튼 부의 상징인 ‘740 파크애비뉴의 600㎡(약 180평)짜리 아파트를 사들이기도 했다.
너친은 그러나 대규모 조직이나 정부를 이끈 경험은 없어 8만6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미국 재무부를 무난하게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상무장관에 낙점된 로스는 주요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평가하고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을 펼치는 임무를 맡았다.
로스는 1970년대 후반 세계적인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입사해 24년간 파산·구조조정 부문에서 일했다. 1980년대 뉴저지 애틀랜틱시티 트럼프 카지노 도산을 피하도록 도와주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인 인연을 맺었다.
한국과의 인연으로는 IMF 외환위기 당시 한라시멘트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엔지니어링 등 구조조정으로 수익을 냈으며, 외환위기 극복의 공로로 김대중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2010년 6월부터 재팬 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지일파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너친과 로스는 월가 금융인 출신답게 막대한 부도 축적했다. 너친의 재산은 4600만달러(537억 원)에 이르며, 로스는 2014년 포브스 집계 당시 재산이 29억달러(약3조4000억원)였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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