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안정한 내년 주택시장…은행 가산금리가 가장 큰 리스크
입력 2016-11-30 14:36 

내년 전국 주택시장은 올해보다 불안정한 가운데 집값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주택산업연구원은 ‘2017년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수도권 집값은 미미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만 지방은 본격적인 가격 후퇴기에 들어가는 한편 전세시장에서는 지역별로 ‘역전세난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집값은 0.5%가량 상승하는 반면 지방의 경우는 0.7% 하락할 것”이라며 특히 주택금융정책의 강도와 속도에 따라 내년 2분기가 최대의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매매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로 ‘대출 금리가 지목됐다. 양대 축인 기존 주택·분양권 매매 부문이 모두 금리 인상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수요 측면이 추가적으로 위축되면서 거래가 수그러들 가능성이 크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주요 5대 변수(대출규제·금리·가계부채·공급량·입주량) 중 금리가 현재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메가 변수”라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동반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최근 시중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spread)를 높이는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시행해 대출을 더 까다롭게 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대선 이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 수준으로 오르며 기존 주택 매매 수요가 수그러든 가운데 ‘8·25 중도금 대출규제에 이어 ‘11·3대책에 따른 분양시장 불안감이 매매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이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매매가격 하락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 마포 대흥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층은 전세금이 이미 치솟았고 월세살이를 하면 저축하며 살기가 힘들다는 인식때문에 내집 마련에 나선 사람들”이라며 분양가가 최고 수준을 달리는 가운데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도 이미 3%대 중반을 넘어선 마당이다보니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 마저 심리적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 시장은 금리 리스크를 떼놓고 보더라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후퇴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혁신도시의 경우 가장 큰 호재로 꼽히던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 단계이고 대구 등은 입주 본격화, 울산 일대는 기업 구조조정 등이 이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공공 택지 공급 감소와 더불어 사업장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는 영향으로 내년에는 올해(49만7000가구)보다 20%이상 줄어든 38만6000가구가 시장에 분양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다만 입주물량은 올해(54만5000가구)보다 10%이상 늘어난 60만6000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이처럼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시장에서는 ‘전세난 속 국지적 역전세(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을 내리거나 집을 비우는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경기 평택·용인,동탄2신도시 등을 비롯한 대구·울산·세종 등지에는 내년 입주 물량이 몰려있어 역전세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주 단계에 접어드는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인근 기존 아파트와 단독·연립 주택, 전세 수요가 늘고 있는 세종 일대는 전세금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세시장은 전반적인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에서 전환되는 준전세 거래가 늘어나면서 월세금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3구의 경우 최근 2년 새 준전세 거래가 급격히 늘면서 준전세를 포함한 월세 비중이 거래의 40%를 넘어선 상황이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