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극기 하나 제대로 못 그리면서…" 野, 국정 역사교과서 맹폭
입력 2016-11-30 07:28 
사진=연합뉴스
"태극기 하나 제대로 못 그리면서…" 野, 국정 역사교과서 맹폭



야권은 29일 교육부가 전날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과 관련, 내용과 절차상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질타하며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장인 국민의당 유성엽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의원-비상대책위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역사교과서 내용을 보면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면철회를 해야 할 만큼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며 "도대체 대한민국 교과서인지 대일본제국의 교과서인지 알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박 대통령에 의한, 박 대통령을 위한 '박근혜 교과서'"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이어 "만약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강행할 경우 교육부의 폐지는 불가피하다"면서 "교육부를 국가교육위원회로 대체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교육부 폐지를 서두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현대사 집필진 중 전통 현대사 전공자가 한 명도 없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들은 현대사 대신 뉴라이트에 정통하신 분들인데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일제 침략을 미화하고 5·16 군사정변을 혁명이라 미화하는가 하면 현재 국정농단 상황에서도 대통령을 무작정 옹호하시는 분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제 교육부에서는 이렇게 잘 만든 교과서를 폐기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얘기를 했다.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며 "그들에게는 190만 촛불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행위나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교문위 소속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교육부가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한 국정교과서 홍보 그림에서 태극기의 괘인 '감'과 '리'의 위치가 뒤바뀌어 사용됐다"면서 "태극기 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정 역사교과서 저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갖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위원장을 맡은 유은혜 의원은 "지난 2015년 11월 국정교과서 추진을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에서 BH(청와대) 회의를 지원하고 보고하는 팀이 있었다"며 "최순실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차은택으로 이어지는 의혹이 지금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국정교과서가 박 대통령-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돼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대중음악 공연장을 소개하면서 한류 현장 사진이 있는데, 파리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사진을 마치 우리나라 대중가수의 공연장 사진인 것처럼 싣고 있다"며 "중학교 역사교과서에도 1971년도 제2차 남북적십자회담 사진이라고 적혀 있는데 본회담은 1972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것인 등 기본적 사실도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교문위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평균 검정교과서는 375면 정도였는데 지금 국정교과서는 286면"이라며 "이렇게 대폭 줄이면서 현대사 부분은 0.4% 줄인 것은 박정희 기술 부분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되고 그래서 많은 언론이 이 교과서는 박정희를 위한 교과서라고 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사학자 출신의 강창일 의원은 "원로학자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1980~90년대의 역사적 성과를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왜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제목에 못 달고 동학혁명을 운동으로 폄훼하는가. 역사의 기본도 모르는 초보자 엉터리 역사학자에 의해 쓰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주 출신의 오영훈 의원은 "4·3 항쟁을 기존 검정교과서와 비교해 볼 때 기술분량도 대폭 한 문단으로 줄이면서 남로당 무장공비로 인해 일어난 일로 서술했고 국가 공권력 진압의 문제점은 단 한 줄도 서술하지 않았다"며 "당시 조부와 증조부를 잃은 유족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결국 우려대로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바친 사부곡(思父曲)"이라며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발이며 역사에 대한 린치(폭력)"라고 비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