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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외인 영입 혈안…너도나도 커진 씀씀이
입력 2016-11-29 15:10 
LG의 허프는 29일 현재 계약한 2017년 KBO리그 외국인선수 중 몸값이 가장 비싸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돈을 받을 외국인선수가 차례로 등장할 예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자유계약선수(FA) 100억원 시대를 연 프로야구 KBO리그, ‘쩐의 전쟁은 외국인선수 시장으로 번졌다. 외국인선수의 실력이 전력 강화 및 성적 향상과 직결되는 만큼, 특급선수 영입에 목메고 있다. 씀씀이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LG가 29일 허프와 재계약을 발표했다. 연봉, 인세티브 포함 몸값은 공식 발표 기준 140만달러. 역대 LG 외국인선수 몸값 중 최고액이다. 지난 7월 코프랜드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허프는 55만달러에 계약했다. 반 시즌이었다는 걸 고려해도 몸값이 꽤 올랐다.
허프의 잔류가 확정되면서 2017년 KBO리그 외국인선수 계약 현황은 총 9명이다. 허프를 비롯해 오설리반, 밴 헤켄, 대니 돈(이상 넥센), 팻 딘(KIA), 켈리, 워스(이상 SK), 레나도(삼성), 로치(kt) 등이다.
내년 KBO리그 무대를 누빌 외국인선수 쿼터는 30명. 하나둘씩 발표되는 가운데 이목을 끄는 건 그들의 이력과 함께 몸값이다. 대체적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평균 몸값 100만달러 시대가 머지않았다.
9명의 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100만달러 이상이 3명이다. 허프가 140만달러로 가장 비싸며 오설리반(110만달러), 레나도(105만달러)가 그 뒤를 잇는다.
고액 외국인선수는 수두룩하다. 밴 헤켄과 팻 딘이 90만달러를, 켈리와 로치가 85만달러를 받는다. 가장 저렴한 선수가 대니 돈으로 65만달러에 계약했다. 대니 돈은 지난해 팀 내 최고 연봉선수였다.
특정 팀뿐 아니라 10개 팀 모두 씀씀이가 커졌다. 외국인선수에 대한 투자가 곧 성적에 대한 투자로 여기고 있다. 올해 KBO리그는 특급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순위가 달라졌다. 선수층이 얇고 트레이드 등 이적이 활발하지 않은 KBO리그에서 외국인선수는 단기적으로 전력을 강화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안이다. 어쩌면 FA보다 더 안정된 투자다.

몇 년 전만 해도 50만달러 안팎의 외국인선수가 적지 않았다. 각 팀들은 가성비를 강조했다. 잠재력을 갖춘 이들이 대박을 터뜨려주길 희망했다. 그러나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투자 없이 성공을 이루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돈을 좀 더 쓰더라도 검증된 외국인선수를 선호하고 있다.
외국인선수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해 몸값 100만달러가 넘은 외국인선수는 로저스(190만달러), 헥터(170만달러), 테임즈(150만달러), 로사리오(130만달러), 니퍼트, 린드블럼(120만달러) 등 6명이다. 시즌 도중 웨이버 공시된 로저스를 제외한 5명은 소속 구단의 보류 명단에 포함돼 있다. 역대 몸값 1위의 로저스 또한 KBO리그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상 첫 200만달러 계약자가 탄생할 지도 모른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한 최우수선수(MVP) 니퍼트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헥터는 그 후보다. 게다가 재계약 협상 과정에 따라 값비싼 외국인선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G가 허프에 이어 재계약 의사를 피력한 소사와 히메네스의 몸값은 각각 90만달러, 80만달러였다.
100만달러 이상이라는 기준을 벗어나 평균 몸값도 함께 오르고 있다. 괜찮고 실력 있는 외국인선수라면 거뜬히 지갑을 연다. 단순히 외국인선수에 한한 인플레이션은 아니다.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해마다 상승했다. 진행 중인 FA 시장 및 진행될 비FA 시장과 맞물려 KBO리그는 추워지는 날씨에도 얼지 않고 오히려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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