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 아이 옷은 최고로”…불황기에도 성장하는 유아동복 시장
입력 2016-11-28 15:58  | 수정 2016-11-28 16:40

유통업계 전반의 소비침체와 출산율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던 유아동복 업체들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앤컴퍼니, 제로투세븐 등 유아용품 전문업체들은 불황기 속에서도 아동복을 신규 공개하거나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 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소비는 줄여도 ‘아이를 위해 작은 사치를 기꺼이 감수하는 젊은 부모 세대의 증가와 함께 해외 시장 가능성으로 유아동복 시장에 긍정적 신호탄이 켜졌기 때문이다.
보령메디앙스는 지난해 3월 유아브랜드 ‘뮤아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규 브랜드는 0~5세를 겨냥해 출산용품과 내의류 등으로 품목을 구성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아 전문 기업으로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국내 브랜드가 필요했다”라며 기존 프랑스 프리미엄 브랜드인 ‘타티네쇼콜라와 함께 유아의류 라인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메디앙스 의류사업부문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72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약 15% 감소했다. 그러나 부문 이익은 같은기간 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시장 진출과 함께 국내 유아 의류 시장 구매력 향상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영유아에 편중됐던 주력 소비자 층을 10세 아동까지 확대하고 편집숍을 통해 의류 뿐 아니라 각종 소품, 놀이공간까지 복합 매장을 공개했다. 올해에만 편집형 브랜드 ‘타이니플렉스를 신규 론칭하고 기존의 ‘이야이야오 브랜드는 새단장 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웠다.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내실 경영에만 머물렀던 유아 전문 업체들이 연이어 브랜드 론칭과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데에는 바뀐 소비문화의 영향이 크다. 출산율 저하로 신생아의 수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지만 ‘아이의 옷 만큼은 최고급 품질을 선호하는 30~40대 신세대 부모들이 증가했다. 이들은 웬만한 성인 의류와 맞먹는 유아동복의 가격에도 개의치 않는다. 소비 만족감을 우선에 두기 때문에 구매력이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아가방앤컴퍼니가 기존 유아 중심 라인에서 10세 아동까지 포함한 브랜드 라인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시장의 상황 또한 유아동복 업체에게는 호재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에서 ‘2자녀 정책 등 산아정책 완화로 중국 유아시장 규모는 연평균 7%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해 1372억 위안(23조원 19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까지 1904억 위안(32조 18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확장 속도와 달리 현지 유아동복 1위 브랜드인 바라바라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4% 정도다. 그 외 브랜드 점유율이 평균 1% 이하일 정도로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는 부재한 상황이다. 제품의 신뢰도와 품질을 이미 중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국내 기업들의 시장진입이 용이하고 성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매일유업 계열 유아복브랜드 제로투세븐은 중국을 비롯해 해외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다. 이미 2007년부터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워 ‘알로앤루, ‘섀르반 등의 브랜드를 선보여왔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6 봄·여름 시즌 유아동 브랜드 수주회에서는 8000만 위안(약 149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지역 맞춤형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인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치파오를 모티브로 의류라인을 구성한 ‘알로앤루의 경우 현지 전용 의류 상품을 35% 이상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최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 자사 유아동복 ‘알로앤루 1호점을 공개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중동지역에 30여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계 침체 속에서도 국내 유아동복 업체들은 브랜드 투자와 사업 진출을 활발히 하는 상황”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출생률이 감소해 구매대상인 유아 인구수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나 직접 구매고객인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자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시장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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