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전증시 高평가 부담…3종목 이상 분산투자를"
입력 2016-11-27 17:34  | 수정 2016-11-27 20:15
'중국판 나스닥' 직접투자 시대 내달 5일 개막
2차 전지소재 업체에 근무하는 박민경 씨(가명)는 최근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선강퉁 투자 상담을 받았다. 중국 선전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였다. 박씨는 "선강퉁을 계기로 BYD와 같은 전기차, 헬스케어, 첨단 정보기술(IT) 등 중국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종목들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개인에게도 투자의 외연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선강퉁이 다음달 5일 정식 시행을 앞두고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선전거래소 시가총액은 22조3000억위안(약 3800조원)으로 세계 7대 주식시장이다. 특히 선전증시는 중국 정부가 2000년 이후 추진한 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힘입어 IT, 전기차, 헬스케어, 바이오 등 첨단 기술 관련 업종 비중이 56.8%에 이른다. 선전증시가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중국 금융시보는 "상하이증시에는 은행, 인프라 등 전통 산업 종목 비중이 70%에 달한다"며 "선전증시가 매력적인 이유는 성장성을 갖춘 첨단 IT 관련 종목 비중이 높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전거래소는 크게 주판(主板·Main Board), 중소판(中小板·SME Board), 창업판(創業版·ChiNext) 세 부문으로 구분된다. 보드별 비중은 주판 32%, 중소판 44%, 창업판 24%다.
선강퉁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주식을 매수하는 것과 상장지수펀드(ETF)나 중국 본토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다만 창업판의 경우 초기에 홍콩거래소에서 승인한 일부 기관투자가에만 허용되며 향후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개별 종목 투자포인트는 희소성이 높고 저평가된 우량주 발굴이다. 특히 환경보호, IT, 미디어 등 중국 정부가 적극 투자하고 있는 주요 신흥산업은 물론 소비 트렌드에 따라 소비 분야, 제약·헬스케어 등 내수 관련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찐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상은행 등 '대장주'에 투자하는 것보다 상업은행 중 소형 기업·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저장성 지역에 기반을 둔 닝보은행 같은 저평가된 우량주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선전증시의 고평가 부담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제일재경은 "10월 말 현재 선전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6~27배 수준으로 상하이증시(14.5배)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지난 26일 자사 고객들에게 "중국 시장에 대한 직접 투자는 적어도 3개 종목 이상으로 분산투자를 권유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선강퉁 투자는 후강퉁보다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주식이 위안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전 비용을 비롯해 세금 부문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연간 매매차익 소득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소득의 22%를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종목 선정이 어려운 개인투자자라면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한 간접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