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비 침체에도 냉동밥 시장은 `후끈`
입력 2016-11-27 14:52 

오뚜기 냉동 새우 볶음밥은 눈처럼 차갑고 돌처럼 딱딱하다. 그러나 전자레인지에서 4분 돌리면 뜨끈한 볶음밥이 완성된다. 갓 지은 밥처럼 고슬고슬하고 찰지며, 달걀과 새우는 탱글탱글하다. 그 비결은 급속 냉동이다. 가마솥 직화 방식으로 쪄낸 밥알 하나하나를 급속 냉동시켜 밥맛이 살아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유독 냉동밥 시장만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가 500만명(2015년 통계청)을 넘기면서 냉동밥 시장이 연평균 50%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2년 86억원이던 냉동밥 시장 규모는 올해 450억원을 내다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과 풀무원, 오뚜기가 각각 21%, 21.6%, 20.8%의 시장점유율(9월 기준)을 차지하며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지난해 7월 냉동밥 시장에 뛰어든지 1년여 만에 시장 점유율 2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냉동밥 시장의 빠른 성장 비결은 맛과 품질이다. 볶음밥과 비빔밥, 나물밥, 영양밥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냉동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또한 재료 손질 부담을 덜어주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선호도가 높아졌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제품 대다수가 2인분 기준 4000원~5000원대로 맛은 집밥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전문 셰프의 레시피,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재료 본연의 식감과 신선함을 살려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새우볶음밥과 ‘비비고 닭가슴살볶음밥 등 제품군을 강화한 덕분에 올해 매출액 12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61억원보다 2배 증가한 실적이다. 회사측은 180도 이상 고온 불판에서 모든 재료를 빠르게 볶아 ‘은은한 불향과 갓 볶은 불맛으로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냉동 비빔밥에 이어 올해 프리미엄 볶음밥을 선보여 작년 동기 대비 65.6% 상승한 매출액을 내다보고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오뚜기는 올해 매출 150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제품력과 TV 광고 효과에 힘입어 오뚜기 볶음밥 5종(중화볶음밥, 새우볶음밥, 쇠고기볶음밥, 닭가슴살볶음밥, 불닭철판볶음밥)이 잘 팔려 단기간에 3강구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에는 맛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한 우렁강된장비빔밥과 돌솥비빔밥을 출시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자체 냉동밥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에 맡길 경우 품질 관리가 원할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햅쌀과 신선한 새우, 야채, 쇠고기, 닭고기, 계란 등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맛을 끌어올렸다. 경쟁사 제품보다 스크램블 에그를 듬뿍 넣어 고소한 맛이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출시한 ‘오뚜기 피자 4종(콤비네이션, 불고기, 고르곤졸라, 호두&아몬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돌판 오븐에 구워 만든 정통 피자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일일판매량이 2000개를 넘어서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정통 피자를 전자레인지나 오븐 뿐만 아니라 후라이팬으로도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고온으로 달군 돌판오븐에서 구워낸 ‘스톤 베이크드(Stone Baked) 피자로 정통 피자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숙성반죽으로 만든 쫄깃한 식감의 도우를 사용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연간 50억원 규모이었으나 올해 오뚜기 냉동피자 출시 이후 80억원 대로 성장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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