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野, 새누리 탄핵표 확보 전략 놓고 갈등…바탕은 개헌론 찬반?
입력 2016-11-25 13:31 
사진=연합뉴스
野, 새누리 탄핵표 확보 전략 놓고 갈등…바탕은 개헌론 찬반?


야권이 2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총력전을 펴는 가운데, 가결 정족수 200명을 채우기 위한 여권의 이탈표 확보 전략을 두고는 대여 강경론과 회유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여당은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강공을 펴고 있습니다.

반면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지도부는 "정족수 확보가 지상과제"라면서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유화책을 보이면서 두 진영 사이에서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입장충돌의 밑바닥에는 개헌론을 둘러싼 계파간 셈법도 얽혀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추 대표와 친문진영에서는 야권과 비박진영의 연대가 개헌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 경계심을 보이며 대여 강경론을 이어가는 반면, 개헌에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적극적으로 연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추 대표를 필두로 한 강경론자들의 경우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안 동참의 필요성은 강조하면서도 이는 연대가 아닌 사죄의 의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추 대표가 지난 23일 광주에서 "탄핵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한 것 역시 같은 매락입니다.

추 대표는 25일에도 "제정치세력이나 개인은 어떤 조건이나 의도도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면서 "촛불민심은 '대동하야지도'를 그리고 있다"고 여권을 압박했습니다.

친문 진영 인사들을 중심으로도 대여 강경발언이 쏟아졌습니다.

김병관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향해 "어떻게 피의자인 박 대통령을 예수에 비교하나. 이정도면 박근혜교 맹신도가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유화론'을 주장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겨냥해 "왼손은 야권과 손을 잡고 있지만 오른손은 박근혜 정부 부역자들과 잡고 싶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두 야당의 원내지도부는 대여 유화정책을 통한 탄핵 정족수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경우 법인세 인상법을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다소 유연하게 임할 수 있다는 입장도 시사하면서 전략적 유연성을 보였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정족수를 채울지 낙관하기 어렵다"며 여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춘석 탄핵추진실무준비단장 역시 "탄핵안은 여야가 단일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당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누가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비박과 통합한다고 했나"라며 "여당 의원들의 표를 구걸할 필요 없다는 일부 과격한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 벌떼처럼 저를 공격하지만 겨울의 벌떼는 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며 "도와주겠다는 사람을 비난하면 도와주고 싶겠냐"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갈등의 바탕에는 개헌론에 대한 찬반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야권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필두로 한 비박진영의 연대가 개헌으로 이어지는 것을 추 대표와 친문인사들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추 대표는 전날 "개헌놀이를 꿈꾸는 정치세력을 다 물리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탄핵정국에서 개헌정국으로 빨리 넘어가려는 의원들이 있는데, (추 대표 측은) 이를 결사 저지하려는 것"이라며 "이제 호헌파와 개헌파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개헌론을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습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개헌론에 대해 "개헌이 필요하면 다음 대선 후보들이 공약해서 다음 정부 초기에 하는 것이 맞다"며 "지금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끼어있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의당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은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면서 문제는 헌법이 아닌 개인이라고 했는데, 참으로 오만하고 안이한 발상"이라며 "다른 사람은 다 실패해도 자신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라면 국가지도자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여기에 "문 본부장의 발언은 사전에 저와 조율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개헌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추 대표가 개헌론을 하지 말라지 않느냐. 문 전 대표가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죠"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