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의 ‘솔라네주맙이이 임상 3상에서 최종 실패했다. 일라이 릴리가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 27년 동안 약 3조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부었으나 실패하면서 과학기술계에서는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23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3상 임상시험 중이던 솔라네주맙 개발을 중단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뇌 속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라는 단백질이 뇌 속에 엉겨 붙으며서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솔라네주맙은 베타아밀로이드를 파괴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를 파괴해도 치매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여 치매가 발생한다는 기존 이론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솔라네주맙은 2012년 두 차례에 걸친 대규모 임상에 이미 실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임상 결과를 분석하던 중 치매 증상이 가벼운 환자의 경우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약 34% 줄어든 것이 발견됐다. 릴리는 임상시험을 18개월 연장한 뒤 2100여명의 경미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임상을 진행했지만 또다시 유의미한 결과값을 얻는데 실패했다.
김영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제약회사 입장에서 관심이 끊어지면 더 이상 R&D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현재 아두카누맙과 같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또다른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가 임상3상에 돌입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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