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공단과 삼성 미래전략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이던 국민연금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던 두 회사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측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이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 검토를 위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신호탄이라는 법조계의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등 주변 인물들의 직권남용·강요 등 비위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8시40분께부터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국민연금 수사가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 의혹과 관련한 대가성 규명 차원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탄생으로 이어진 작년 합병은 그룹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다.
따라서 만일 삼성 측의 ‘민원이 청와대에 전달되고 다시 국민연금의 결정에 영향이 끼친 것으로 밝혀진다면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 외에도 승마협회 지원 프로그램 형식으로 최씨 측에 35억원의 돈을 보냈으며, 이와 별도로 삼성은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5억원을 지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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