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의 절대 강자 아마존이 지상파방송과 케이블TV에 ‘선전포고를 했다. 기존 유료 방송사들의 알짜 사업이자 ‘최후의 보루인 스포츠 생중계 시장 진출을 모색중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의 메이저 스포츠인 프로풋볼(NFL), 프로야구(MLB), 프로농구(NBA)를 비롯해 프로축구(MSL)와 서핑 리그, 하키와 비슷한 구기종목인 라크로스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들을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최근 NBA를 포함한 일부 리그와 유료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경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중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99달러의 연회비를 내면 무료·신속 배송과 함께 TV프로그램(프라임 비디오)과 음악(프라임 뮤직) 등 문화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키지다.
아마존은 프라임 프로그램에 NBA중계와 같은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를 넣는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유료회원으로 가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펼쳐 관련 용품 판매를 늘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아마존의 스포츠 생방송 패키지 도입 시도가 성공한다면 이는 기존의 유료 TV 방송 시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전망이 당장 현실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방송사들이 이미 메이저 스포츠 중계권을 상당 기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NBA의 경우 ESPN과 TNT가 2024-2025시즌까지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고 NFL은 ESPN, CBS, FOX, NBC가 2020년대 초까지 중계권을 확보 중이다. 대학 스포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라크로스와 서핑리그, 체조, 러시아 하키리그 등 비메이저 스포츠 중계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마존은 인도 하키 리그에 투자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방송사들이 온라인 업체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TV보다 디지털 플랫폼에 더 친숙한 젊은 층을 잡기 위해 온라인으로의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는 곳도 있다. 미국 미디어업체 NBC유니버설이 대표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은 2억 달러(약 2350억원)를 들여 온라인 뉴스·엔터테인먼트 업체 버즈피드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8월 투자금과 동일한 액수다.
버즈피드를 통해 젊은 시청자들을 더 많이 끌어오겠다는게 NBC유니버설의 의도다. NBC유니버설의 매기 수니윅 디지털부문 사장은 버즈피드와 협력은 밀레니엄세대 시청자들을 우리 콘텐츠로 이끄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NBC유니버설 외에도 전통적인 대형 미디어업체들은 온라인매체 투자를 통해 젊은 시청자층 포섭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디즈니는 4억 달러(약 4700억원)를 투자해 바이스미디어의 지분을 두 배로 늘렸다. NBC유니버설 역시 같은 해 복스미디어에 2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올해 여름에는 유니비전이 고커미디어를 1억3500만달러(약 1590억원)에 매입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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