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미국에서 열린 회의석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가 국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장 청장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사과했다.
방미 중인 장 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방사청 등이 공동 후원한 ‘한·미 국방 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미국 정부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그렇다면(인상 요구를 한다면) 한국군의 무기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청장은 그러나 현 국방예산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다른 분야의 예산을 축소해 무기 고도화 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방예산은 제한되는데 북한의 위협은 증대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면서 국방예산을 더 많이 투입하기 위해서는 복지 등 다른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장명진 청장의 발언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묻자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말했다. 문 대변인은 이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현재 적정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고,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도 주한미군의 한반도 방위에 대한 기여도, 우리의 재정적 부담능력과 안보 상황,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 제공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수준의 분담금 규모를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 김시철 대변인도 미측에서 한국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한다면 ‘협의에 응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 가운데 오해를 불러일으킬 답변을 하셨음을 인정한다”며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고 청장께서도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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