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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IoT·데이터 新산업 매출 고속성장
입력 2016-11-21 18:00  | 수정 2016-11-21 19:11
◆ 글로벌 기업 분석 / 인텔 ◆
PC용 반도체 분야 글로벌 '톱'인 인텔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내세워 제4차 산업혁명을 우선 꼽았다. 이에 맞춰 주력 사업도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 인공지능(AI) 부문으로 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IT 생태계가 PC 중심에서 모바일 등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PC회사를 넘어 AI회사로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
최근 인텔 행보에서도 이 같은 계획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텔은 지난 17일 'AI데이'를 개최해 머신러닝(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 딥러닝(컴퓨터가 사물이나 데이터를 분류) 등 자사의 향후 AI 기술 전략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인텔은 AI 시대에 걸맞은 연산 능력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이앤 브라이언트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수석 부사장은 "2020년까지 인텔은 딥러닝 분야에서 100배 빠른 성능 향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현재도 머신러닝, 딥러닝에 활용되는 반도체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부문에서 한 단계 앞서는 기술을 곧 개발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인텔 최고 수장이 이례적으로 자동차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16 LA 모터쇼'에서 향후 2년간 자율주행 분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BMW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데 이어 또 한번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할 경우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데이터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새 먹거리로 꼽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전통 IT 강자였던 PC기업들의 현재 위기 상황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PC업체들이 2020년 사업을 전면 개편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포화 상태인 PC 시장에서 PC 사업부문을 유지하려는 기업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적절한 대안이나 변화를 위한 결정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도 이런 PC업계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인텔의 실적 개선 조짐도 뚜렷하다. 인텔은 3분기 매출액 158억달러, 영업이익 4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6%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기존 PC 산업의 선전과 신산업 부문 성장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PC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8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그룹 매출은 45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늘어났다. 사물인터넷(IoT) 그룹 매출은 6억8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의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인텔의 4분기 매출 전망은 조심스럽다. 인텔은 4분기 매출액을 3분기보다 낮은 157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의 최근 3년간 4분기 매출액이 3분기 대비 평균 2.3%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예측이다. 이는 4분기 기업들의 컴퓨터 서버 수요 둔화 가능성과 3분기 호실적을 보인 PC의 재고 조정 가능성을 감안한 것이다.
'반(反)인텔' 세력의 힘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BM, 알파벳, 델 등이 데이터 서버 시장에서 인텔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인텔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11일 주당 27.68달러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다시 회복되며 지난달 10일 38.36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4분기 전망치 약세로 지난달 19일 이후 34~35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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