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택대출, 변동금리 선택후 `고정` 갈아타라
입력 2016-11-21 17:56  | 수정 2016-11-21 19:44
◆ 고삐풀린 금리 / 금리 오르는데 주택대출 전략 어떻게 ◆
도널드 트럼프발 불확실성 쇼크로 고정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일 급등하면서 대출 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단기간에 폭등하면서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써야 할지 아니면 고정금리 상품을 써야 할지조차 헷갈리는 상황이다. 또 은행권별로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어 어느 때보다 수요자들이 꼼꼼하게 대출상품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정부의 대출총량 규제를 빌미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 가운데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의 금리 수준이 시중은행 평균을 현저히 밑돌아 눈길을 끈다. 정부의 '창구지도' 영향을 덜 받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당국의 간섭이 적은 코픽스(COFIX) 등 은행권 자체 기준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대출 역시 고정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1일 매일경제신문이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조사해본 결과 씨티은행의 6개월 단위 변동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38%로 국내은행 최고치(3.16%)보다 0.78%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의 고정금리 방식 대출금리는 3.27%로 씨티은행 다음으로 낮다. 이는 금융당국의 창구지도를 이유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산업은행이 주력 상품이 아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책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SC제일은행 역시 6개월 단위 변동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82%로 2%대에 머물고 있다.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 국내은행 금리가 3.1%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폭 낮은 수준이다.

최근 금리가 단기적으로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고정금리(일별로 금리 변경)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변동금리 방식(월별로 금리 변경) 주택대출 금리보다 많게는 0.7%포인트나 높은 상태다.
KEB하나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3.47%·5년 고정혼합형 기준)보다 0.61%포인트 밑도는 2.86%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 격차가 0.69%포인트에 달한다.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 감면을 통한 정부의 고정금리 유도정책으로 2015년 1월 하나은행의 변동금리 방식 주택대출 금리가 고정금리 방식 주택대출 금리를 웃돈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연이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변동금리가 2.6%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최근 들어 트럼프 쇼크로 국고채금리가 폭등하면서 단기적으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는 변동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 예·적금, 대출금리를 감안해 한 달 단위로 변경되는 반면 고정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따라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시장금리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연내 주택 구입을 앞두고 변동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주택 구입 예정자들이 많아졌다고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전한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개인대출창구 직원은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기지만 변동금리 방식 대출금리가 압도적으로 낮기 때문에 변동금리 방식으로 대출을 받는 주택 구입자가 예전보다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금리 오름세가 당분간 진행된다고 보면 중장기적으로 고정금리 상품에 가입하는 게 안전하다.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일단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이후 고정금리가 안정된 이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정부의 고정금리·분할상환 유도정책에 따라 변동금리나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경우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대출 실행 시점과 무관하게 면제해주고 있다.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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