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동에 부는 ‘벽지한류’ 무슨 사연 있길래
입력 2016-11-21 16:36 
지난 5월 열린 ‘두바이 국제 인테리어자재 전시회’에서 LG하우시스 직원이 전시관을 찾은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가 디자인 현지화와 마케팅을 기반으로 중동 시장에서 ‘벽지 한류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올해 중동 시장에서 판매한 벽지 매출이 작년 대비 90% 이상 성장하며 두 배 가까이 수출을 늘렸다. 작년 1월 두바이 현지에 지사를 설립한 LG하우시스가 적극적인 중동 공략에 나서면서 지난해 LG하우시스의 중동 벽지 매출은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벽지 시장의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약 2000억원으로 최근 5년새 연평균 35%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하우시스 등 국내 벽지 업체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과 중국의 벽지 회사들도 중동 벽지 시장 공략에 앞다퉈 나서 시장점유율이 30%로 올라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중동 벽지 시장은 LG하우시스, 신한벽지, 개나리벽지 등 국내 업체들이 시장의 30%를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과 중국도 비슷한 점유율로 한국, 유럽, 중국이 중동 벽지 시장을 3분했다”고 전했다. 특히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벽지 등 건축자재 부문에서 5250억원 가량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는 건축자재 부문 전체 매출 1조 6812억원의 약 31.2%에 달한다.
지난 2010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에 진출한 신한벽지도 디자이너들이 직접 주요 전시회에 참가하고 현지 시장 조사를 수행하는 등 현지화에 집중했다. 수출 전용 벽지 컬렉션을 내놓은 신한벽지는 작년 1~7월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17.5% 늘고 동남아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개나리벽지도 UAE,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지에 맞춤형 벽지를 내놓았다.

과거 중동 시장은 벽지 보단 페인트가 실내 인테리어의 중심이었지만 LG하우시스는 철저한 디자인 현지화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중동 지역은 이슬람의 영향으로 금욕주의적인 문화로 인해 집으로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응접실을 화려하게 꾸미려는 경향이 있다. 또, 벽지를 포함해 모든 제품의 디자인에서 십자가 등 다른 종교의 상징물이나 우상화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사람, 동물 형상은 터부시된다.
LG하우시스는 중동의 종교적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벽지 디자인이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해 네덜란드 출신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와 콜라보한 벽지 ‘그라시아(Gracia)를 선보였다. 웅장하고 화려한 디자이을 채택한 그라시아는 중동 지역에서 선호되는 스타일이나 디자인,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현지인들의 피드백을 수차례 받으며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LG하우시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디자이너와 소매점주를 초청한 벽지 디자인 세미나를 열었다. 디자인 개발 단계부터 현지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중동 시장에 맞춘 최적의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디자인 세미나 참가자들에게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를 소개하고 올해 새롭게 출시한 벽지 제품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 등 중동에 맞는 제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주력했다”며 주택 층고가 3m 정도로 높고, 잦은 모래바람에도 더러워지지 않는 진한 색상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LG하우시스는 현지 지사를 바탕으로 중동 벽지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5월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인테리어자재 전시회에 국내 건자재 업계 중 유일하게 참가하는 한편 두바이 지사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요르단, 레바논 등 중동 내 다른 국가로 거래선을 넓히는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중동 벽지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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