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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해외진출 러시에 첫 외부 FA는 ‘준척급’
입력 2016-11-21 12:06 
FA 이원석이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27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 첫 FA이적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시장이 개장한 지 열흘 만에 외부 FA 영입이 나왔다. 주인공은 내야수 이원석(30)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원석을 4년 총액 27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인 계약조건은 4년간 계약금 15억원, 연봉 3억원이다.
삼성으로서는 12년만의 외부 FA영입이다. 지난 2004시즌이 끝난 뒤 삼성은 현대에서 나란히 FA자격을 취득한 박진만과 심정수를 각각 총액 39억원과 60억원에 영입했다. 심정수가 받은 60억원은 당시 FA최고액이었다. 둘 다 당시 기준으로 대어급 선수들이었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선동열 감독 부임 선물로 대형 FA계약을 성사시켰던 것이다. 삼성은 이 둘을 앞세워 2005~2006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은 외부 FA를 영입하기보다는 내부 FA단속이나 선수를 키워서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무후무한 4년 연속 통합우승과 지난해 정규시즌까지 5연패에 성공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올해 9위로 추락하자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집토끼인 최형우와 차우찬이 모두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상황이라, 이들과의 협상도 협상이지만 외부 시장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이원석은 3루수는 물론, 유격수와 2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내야수다. 박석민이 NC로 이적하면서 삼성은 내야진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다. 삼성도 이원석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도 첫 외부 FA의 주인공이 이원석이라는 점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이원석은 상무에서 지난 9월말 전역했다. 전역하자마자 두산 베어스에 복귀해 7경기를 뛴 게 올해 1군 기록의 전부다. 통산 기록은 롯데에 입단해 데뷔한 2005년부터 986경기에 타율 0.262 53홈런 329타점이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타격도 평균이상인 선수라 준척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외부 FA로 다른 팀을 이적하는 선수의 경우에는 대어급들이 많았다.
이는 FA제도 변화와 대어급 FA선수들이 대거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FA취득 선수는 원소속구단과 1주일 간 우선협상을 해야 했다. 우선협상기간이 지나야 타구단과 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선협상기간이 사라지면서 FA시장은 말그대로 자유계약시장이 됐다. 선수나 구단도 여러 차례 협상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됐다. 또 김광현 차우찬 양현종 최형우 황재균 등 대어급 FA들이 모두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이들의 거취 문제에 따라 협상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결국 구단들도 준척급 FA를 잡는데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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