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박근혜 퇴진" 유럽서도 교민집회…'늘품체조' 풍자 퍼포먼스
입력 2016-11-21 08:16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퇴진" 유럽서도 교민집회…'늘품체조' 풍자 퍼포먼스



지난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유럽 주요 도시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민과 유학생들의 집회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일행이 머물던 독일의 슈미텐 인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는 19일 오후(현지시간) 교민과 유학생 약 70명이 시내 광장에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늘품체조'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시국 자유발언과 '촛불 희망' 행사를 통해 고국의 민주주의 회복도 열망했습니다.

특히, 독일의 '통일 총리'로 불리는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아들 발터 콜(53)도 한국인 부인과 함께 집회에 나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오용한 것"이라는 요지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자유발언을 하고서 "당장 물러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발터 콜은 기업인이자 저술가이며 콜 전 총리의 장남으로서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토요 집회에 자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현지 교민은 "한국의 3차 촛불집회에 맞춰 지난 12일 집회를 하고 나서 원래는 한 달쯤 지나서 다시 집회하기로 했었는데, 매주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서 뒤늦게 집회 신고를 했다"면서 "그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수가 모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부 뮌헨에서는 12명이 시내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수도 베를린에선 교민과 유학생 약 20명이 모여 시국 토론을 하고 오는 26일 주말 집회 개최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같은 날 오후 교민 등 150명가량이 '박근혜 퇴진하라!'라는 문구를 담은 대형 현수막과 '박 대통령은 퇴진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채 베네치아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동시에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와 진상 규명, 부정부패 근절도 촉구했습니다.

나아가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도 철저히 재조사 또는 재검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로마에서 약 20년 동안 관광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한 교민은 "로마 교민회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다들 생업이나 학업에 바빠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었는데, 고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워낙 어처구니가 없다 보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서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사제복과 수녀복을 입은 성직자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로마에는 200명에 가까운 신부와 수녀들이 유학 중입니다.

로마유학사제단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장재명 신부는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한국에서 연일 쏟아지고 있는 소식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지만 성경 말씀처럼 숨겨진 것이 드러나고, 정의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탁심의 이스티클랄거리 인근 광장에서도 교민과 학생 50여 명이 시국선언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하야", "물러가라 박근혜", "그녀 그만" 등과 같은 표현이 적힌 손팻말을 든 채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촛불집회 지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한 교민은 참석자를 대표해 낭독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박 대통령은 현 상황을 사죄하고 대통령직에서 즉시 사임하라"고 밝히고 성역 없는 검찰 조사와 책임자 엄벌, 강압·뇌물 철저 규명 등도 요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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