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최대주주 `쥐꼬리 지분` 기업 투자주의보
입력 2016-11-20 17:47  | 수정 2016-11-20 19:44
최대주주 지분율이 과도하게 낮은 상장기업 투자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진 것은 잦은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장기 사업 부진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해 유상증자를 반복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상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업체 보타바이오의 3분기 반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김성태 씨로 보유 지분율은 3.92%(115만여 주)다. 특수관계인 일가 지분을 합쳐도 5.49%다. 보타바이오 시가총액 765억원 기준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41억5000만원이다. 셋톱박스 제조업체 포티스의 경우도 다이너소스홀딩스(지분율 6.23%)와 이찬진 대표(3.27%) 지분을 모두 합쳐도 10%에 못 미치고 있다.
이처럼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은 대부분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남겨본 지 오래된 곳들이다. 보타바이오의 경우 2012년부터 영업손실이 시작돼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 86억원으로 5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포티스 역시 올해(3분기 누적 2억원 손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4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이 밖에도 대주주 지분이 10% 미만인 기업들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결국 사업으로 이익잉여금(유보금)을 남기는 회사들과 달리 사업을 할수록 결손금이 쌓이는 회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다. 문제는 대주주 지배력 약화를 감수하며 조달한 자금으로 돌파구를 찾는 데 성공하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신사업 진출 시도는 잦아지고 이 과정에서 재무제표가 악화하는 동시에 최대주주가 수시로 변경된다. 포티스의 경우 9년간 최대주주로 있던 설진영 씨의 지분율이 계속 낮아지다가 2015년 최대주주가 이찬진 대표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사업 진출 등 신사업을 꾀했지만 정작 주가는 반 토막(8900원→3970원)이 나 투자자들만 피해를 입었다.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만 당하는 꼴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이 낮을수록 인수 비용이 낮아져 외부 자본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오너 입장에서도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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