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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순siri 덕(?) 잇따른 스타들의 소신 행보
입력 2016-11-18 15:50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불과 몇 해 전, 연예인들이 정치적 입장을 표하면 비난받는 경우가 꽤 있었다. 바른말을 했다고 생각됐어도 이쪽 진영 편을 지지한다 싶으면, 다른 쪽 진영에게 몰매를 맞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해 찍어내려 보복했으며, 불이익도 잇따르게 했다.
출연 정지가 대표적이다. 대중과 소통하는 직업을 가진 이는 그 기회가 박탈당하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TV와 스크린에서 멀어지고 다른 일을 구해야 했다. 그 때문에 불의임을 알고도 목소리를 죽인 이들이 꽤 많았다.
근래들어 '최순실 게이트'가 난리인 와중에 목소리를 높이는 연예인들이 많아졌다. 발전적 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영화 제작보고회와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에서 배우들은 참담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영화 '목숨 건 연애' 측은 17일 제작보고회 행사를 진행하며 전날 주연배우인 하지원이 출연했던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정면돌파했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도움을 받아 가명 '길라임'을 이용해 민간병원에서 주사제를 처방받아 논란이 된 것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기에 앞서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원은 한술 더 떠 "('목숨 건 연애' 극 중 이름인)한제인은 쓰지 마세요"라고 했고, 사회자 김태진은 "내가 이러려고 이 제작보고회 사회를 보려고 한 건 아닌데 자괴감이 든다"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 문장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당신을 위한 토크' 라이브 방송과 '판도라' 제작보고회에서도 배우들은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상황을 언급했다.
김윤석은 '영화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기 전날인)2014년 4월 15일 밤으로 돌아가 그 배를 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고, 세월호 리본을 가슴에 단, '판도라' 출연 배우 강신일은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게을렀고, 무책임했다. 반성에 대한 의미로 이 리본을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행사에 참여하는 출연진 대부분이 "시국이 어수선한데 시간 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한 마디씩 거들며 대한민국의 현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알리고(하긴 모르는 게 더 이상하긴 하다) 있다. 아울러 방송인 김제동은 대규모 광장집회 진행자로 나섰고, 가수 이승환은 하야 콘서트를 열었다. 이승환 전인권 이효리는 국민 마음을 위로하는 음원을 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적극적 행보다.
다양한 매체와 SNS의 발전 덕 소신을 밝히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풍자와 조롱이 한가득이다. 당연하다.
물론 여전히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견은 상존한다. 부러 촛불집회에 나가라고 하는 매니지먼트사가 있는 반면, 그래도 조심하라는 얘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행동에 나서는 스타들이 많다.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했는데 SNS에 광화문 광장에서 사진을 올린 연예인도 여럿이라는 전언이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나라를 걱정하고 우려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니 당연한 행보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지만 그럴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100만명의 촛불을 '겨우'라고 생각하고, 4900만명의 지지라고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를 진짜 그렇게 알고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내일 (특히) 광화문에는 집회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위해 비가 내리지 않고, 날도 그렇게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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