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고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유라 씨(20), 장시호 씨(37) 등 최순실 씨 일가에 대한 조사로 검찰 수사가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이날 오전 5시 30분께까지 17시간을 넘는 밤샘조사를 받았다.
김 전 차관은 최씨의 딸인 정유라 씨(20)의 승마 국가대표 발탁을 위해 대한승마협회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63)을 17일 재소환하면서 이틀전 제일기획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씨의 승마관련 특혜와 관련한 새로운 정보가 나온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압수수색과 김 전 차관 등 소환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박 사장에게 다시 확인할 내용이 생겼다는 의미다. 박 사장은 지난 12일 삼성이 정씨에게 말 구입 비용과 훈련 지원 등 명목으로 35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9시간동안의 밤샘 조사를 받았다. 박 사장은 (이 돈이)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의 일방적인 갈취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전 차관은 장씨가 삼성그룹으로부터 특혜성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해 7월 빙상 스타 이규혁 씨(38) 등을 앞세워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재센터는 별다른 실적이 없는 신생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았고, 삼성이 자금 집행을 앞둔 시점에 장씨와 김 전 차관이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차관이 불법적 지원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도 이 영재센터는 설립 후 지금까지 사업비 등의 명목으로 문체부로부터 6억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신생 단체에 거액의 예산이 지원됐음이 드러나 김 전 차관 개입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처럼 김 전 차관, 박 사장 등 최씨 일가의 의혹과 관여된 이들의 소환조사가 계속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장씨, 정씨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씨는 동계영재센터의 쌍둥이 회사인 누림기획을 통해 문체부 주관사업인 ‘제53회 대한민국체육상 행사 진행사업을 따내고 평창 겨울올림픽 의류 납품, 올림픽 후 강릉 빙상장 등 시설 운영 이권사업도 진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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