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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테일 오브 테일즈` 아름다운 듯 아름답지 않은 어른 동화
입력 2016-11-17 10:1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벼랑 끝에 나타난 구원자. 고통을 받는 자에게 그 구원자는 천사일까, 악마일까.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 괴물과 영혼을 거래한 여자들을 중심으로 세 개의 이야기가 파생된다.
괴물의 심장을 먹고 왕자를 잉태한 여왕. 거대 벼룩을 키운 독특한 아비 탓 괴물과 결혼하게 된 공주. 파릇파릇 생기 넘치는 젊음을 되찾게 된 여자. 이 세 여자가 비밀스러운 숲에서 엮이며 관객을 판타지의 세계로 빠뜨린다.
동화 속 이야기인 듯한 내용이 몽환적이고 독창적으로 구현됐다. 어디서 본듯한 이야기는 새로운 시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운 듯 아름답지 않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마테오 가로네 감독은 이탈리아의 셰익스피어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걸작 동화에 매료돼 이 영화를 만들었다. 바실레는 베니스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는 민담을 바탕으로 테일 오브 테일즈를 썼다. 그림 형제와 안데르센, 샤를 페로와 같은 유명 작가들에게 영감을 줬고, '라푼젤' '신데렐라' '장화 신은 고양이' '헨젤과 그레텔' 등을 탄생시킨 원형이 된 작품이다.
가로네 감독은 원작의 50가지 이야기 중 3개를 추렸는데, 남자보다 여자들의 캐릭터가 더 눈에 띈다. 세 여성의 이야기는 얽혀있는 듯 얽혀있지 않은 게 매력적이다. 연속성이 없는 점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도 있으나,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바로크 시대를 구현한 영화 속에서 비현실적으로 비칠 수 있는 바닷속 괴물과 거대한 빈대, 새가 나타나는 등 독특한 존재들도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들은 천사 혹은 악마다.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면서도 몰입하는 효과도 주니 일석이조다.
또한 등장인물들에게 나타나는 이 천사 혹은 악마인 구원자는 누군가에게는 해피엔딩을, 누군가에게는 새드엔딩을 안긴다. 하나의 결말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고모라'(2008)와 '리얼리티: 꿈의 미로'(2014)로 남다른 예술적 감각을 선보이며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두 번이나 탄 가로네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실력을 과시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주에 위치한 '알칸타라 협곡', '돈나푸카타 성', '카스텔 델 몬테 성' 등은 감독의 연출력과 함께 판타지 세계로 떠나는 여행에 잘 어울리는 배경이다.
제68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호평받았다. 133분. 청소년 관람불가. 24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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