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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이더 미국] 트럼프 후폭풍, 美 국채 거품 더 빠질것
입력 2016-11-16 17:33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선거 결과가 확정되면서 많은 시장·자산군·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변동성이 나타났다. 유럽 시장이 개장하고, 9일 아침 뉴욕에서 미국 시장이 열리면서 매우 흥미롭게도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초기의 공포스러운 반응이 완전히 역전됐고 일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미 국채는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에 반사적 반응을 나타내며 금리가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빠르게 역전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시장에 충격이 가해질 때 가장 취약한 자산은 버블 상태에 있는 자산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미 국채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해왔다. 선거가 조정을 유발할 거라고 예측한 것은 아니지만 충격이 발생할 때에는 왜곡됐던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미 국채가 바로 그러한 상황을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트럼프 공약 중 관세 인상이 가져올 영향을 가늠해 보면 즉각적인 영향은 가격 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다. 따라서 미 국채의 반응은 두 가지 측면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미 국채가 버블 상태에 있어 충격을 받았고, 이미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미국 선거 결과가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표면화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미국 대선 결과가 확실시되면서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크게 상승하다가 다시 하락했다. 이들 시장은 우리 예상대로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이머징 마켓의 경우 미국 선거 결과에 반응이 엇갈렸다. 초기에 급락했던 대부분의 아시아 시장은 손실을 완전히 또는 일부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 시장은 장 초반보다 상승하며 마감했고, 인도네시아 시장은 크게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라틴아메리카 시장은 트럼프의 선거 기간 중 발언들로 인해 크게 악영향을 받았다.
멕시코는 트럼프 선거 진영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 선거일이 다가오자 트레이더들은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페소화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이에 대응하는 포지션을 구축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승리는 놀라운 일이었지만, 우려의 대부분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고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선거일 전에 페소화에 상당한 쇼트 포지션을 취해 뒀다. 그 덕분에 막상 선거 결과가 알려지자 시장에 페소화 매도세가 쏟아졌으나 초기 손실은 회복됐다. 또한 이러한 시장 반응은 미국 시스템의 견제와 균형을 인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선거 기간의 공약과 실제 이행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의회는 멕시코와의 거래 유지에 많은 이해관계가 있다. 많은 수의 미국 노동자와 미국 기업들이 멕시코와의 거래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무역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라틴아메리카 다른 지역에서도 초기에 즉각적인 매도세가 나타났지만, 어느 정도는 회복했다.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대부분 국가들은 미국, 유럽과는 다른 경로를 걷고 있는데 시장친화적인 기조, 재정적으로 보수적인 접근, 신뢰할 만한 통화정책, 선제적인 기업 환경 조성, 대외지향적 무역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선거 이후의 시장 반응으로부터 많은 것이 확인됐다. 어떤 시장이 과매도 상황인지 알 수 있었고, 대체적으로 일부 시장 혼란으로 장기적인 투자 기회가 나타났다.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미 국채 금리 상승, 엔화와 유로화 평가절하, 일부 이머징 마켓 통화 가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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